매일신문

시진핑 中 주석 "방한 초청 한다면 기쁘게 응할 것"

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 간 첫 공식 정상회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진정한 다자주의 함께 만들어가자"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사진)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 한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한미 및 한일 회담, 한미일 정상회의를 잇따라 가진 데 이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마주 앉음으로써, 이번 동남아 순방 중 미·일·중 등 주요 3개국 정상과 모두 정식 회담을 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방문한 발리에서 시진핑 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25분 간 한중 관계 발전 방향, 한반도 문제, 역내·글로벌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윤 대통령이 시 주석과 공식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당선인 시절이었던 지난 3월 시 주석과 25분 간 통화를 한 적은 있다. 한중 정상회담은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인 지난 2019년 12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최된 이후 3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직접 만나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면서 모두발언을 시작한 뒤 "경제·인적 교류를 포함해 한반도 역내 평화와 안정, 나아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 같은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의 핵 위협을 염두에 둔 듯 평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는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고 기여해 나가는 것"이라며 "그 수단과 방식은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 추구에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은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양국의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양국 간의 긴밀한 소통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통화와 8월 한중 수교 30주년 축하 서한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한중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는 데 공감했다"며 "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우리 정부는 중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상호존중과 호혜에 기반한 성숙한 한중관계를 위해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모두발언을 한 시 주석 역시 "세계가 새로운 격동의 변혁기에 접어들고 국제사회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한 지금, 한중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며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세계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이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관계가 있다"며 한중 협력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과 함께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하게 발전시키며 G20 등 다자간 플랫폼에서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면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팬데믹과 글로벌 경기 침체, 기후변화와 같은 복합적 도전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한중 양국 간 고위급 대화를 정례적으로 활발히 추진해 나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고위급 대화의 활성화에 공감을 표하고, 한중 양국 간 1.5 트랙 대화체제도 구축하자고 제안하면서, 양국 간 의사소통을 확대하고 정치적 신뢰를 쌓아 나가자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한중 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윤 대통령은 또 민간 교류, 특히 젊은 세대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도 한중 국민들 간 인적·문화 교류에 개방적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국을 방문할 수 없었지만 코로나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 윤 대통령의 방한 초청에 기쁘게 응할 것"이라면서 "상호 편한 시기에 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중국이 예정에 없던 양국 정상회담에 나서게 된 건 한국이 윤 정부 들어 미국 쪽으로 더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견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이 한국의 기조 변화에 대응하고 한중관계를 새롭게 모색하기 위해 상견례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과 각각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미일 3자 정상회의를 가진 바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G20 정상회의 환영 만찬을 끝으로 지난 11일부터 진행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2개국 순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심야에 귀국길에 오른다.

윤 대통령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G20 정상회의는 15일부터 이틀 간 개최되지만 17일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18일 한·스페인 정상회담 등 다른 외국 정상들의 방한 일정 등으로 첫날인 15일 일정까지만 소화하고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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