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청년 무명 미술작가-시민' 소통 창구 포항 커피숍 '아인 에스프레소바'

청년 작가 8명과 함께 시작…판매 수익금 전액 기부
정아인 사장 "누구나 쉽게 작품 전시·감상하는 하나의 문화 만들고 싶다"

16일 오후 포항시 북구 환호동 아인 에스프레소바에 청년 작가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배형욱 기자
16일 오후 포항시 북구 환호동 아인 에스프레소바에 청년 작가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배형욱 기자
16일 오후 포항시 북구 환호동 아인 에스프레소바에 청년 작가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배형욱 기자
16일 오후 포항시 북구 환호동 아인 에스프레소바에 청년 작가의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배형욱 기자

날마다 무명 청년 미술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바닷가 작은 마을 커피숍이 있다면 어떨까. 작가들은 작품 전시의 기회를 갖고 관람객은 커피 향과 함께 품격 있는 문화를 즐길 수 있으니 '윈(Win)-윈'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더구나 여기서 발생하는 판매 수익금도 기부 등 좋은 일에 사용하겠다는 커피숍이 경북 포항에 나타났다.

화제의 장소는 지난 5월 포항시 북구 환호동에 문을 연 '아인 (A-in)에스프레소바'.

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나 전시 기회가 적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인작가,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 작가 등 무명작가들을 위한 전시가 이곳에서 활발히 열리고 있다. 보다 나은 전시활동을 위해 청년작가 최수정·이영식·이송미·이성은·윤은경·노경진·송호민·임주은 등 8명이 이 커피숍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커피숍도 갓 문을 연 데다 유명 작가 작품이 전시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손님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날이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 제법 웬만한 갤러리 느낌이 날 정도로 자리가 잡혔다. 이곳에선 손님들끼리 자신들의 미술 작품관을 공유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요즘 들어 가격 문의를 하는 손님도 더러 있지만 아직 첫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올 연말 소외계층이나 지역 어려운 곳에 기부하려던 계획은 조금 틀어져버렸다.

정아인 아인 에스프레소바 대표.
정아인 아인 에스프레소바 대표.

이 커피숍 사장은 정아인(41) 씨다. 유년기 정 씨의 꿈은 예술가였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 후 아이를 낳아 키우고, 여러 사업들을 벌이면서도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이 또 이 꿈이었다.

그러던 중 최근 다시 취미로 붓을 들게 됐고, 어릴 적 붓을 잡았을 때의 두근거림이 다시 느껴졌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나처럼 피치 못할 사정으로 꿈을 접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손쉽게 접할 수는 없을까'였다.

그는 커피숍을 전시공간에서 나아가 다양한 이벤트 및 기획전을 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그는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작품을 전시하고, 방문객들도 손쉽게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커피숍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으니 많은 연락 부탁드린다"고 했다.

포항 아인 에스프레소바 건물 전경. 배형욱 기자
포항 아인 에스프레소바 건물 전경. 배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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