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무명 청년 미술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바닷가 작은 마을 커피숍이 있다면 어떨까. 작가들은 작품 전시의 기회를 갖고 관람객은 커피 향과 함께 품격 있는 문화를 즐길 수 있으니 '윈(Win)-윈'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더구나 여기서 발생하는 판매 수익금도 기부 등 좋은 일에 사용하겠다는 커피숍이 경북 포항에 나타났다.
화제의 장소는 지난 5월 포항시 북구 환호동에 문을 연 '아인 (A-in)에스프레소바'.
경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작가나 전시 기회가 적고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인작가,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활동을 포기하지 않는 작가 등 무명작가들을 위한 전시가 이곳에서 활발히 열리고 있다. 보다 나은 전시활동을 위해 청년작가 최수정·이영식·이송미·이성은·윤은경·노경진·송호민·임주은 등 8명이 이 커피숍과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커피숍도 갓 문을 연 데다 유명 작가 작품이 전시되는 것이 아니다 보니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손님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하지만 날이 거듭할수록 입소문이 나면서 이제 제법 웬만한 갤러리 느낌이 날 정도로 자리가 잡혔다. 이곳에선 손님들끼리 자신들의 미술 작품관을 공유하는 모습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요즘 들어 가격 문의를 하는 손님도 더러 있지만 아직 첫 판매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올 연말 소외계층이나 지역 어려운 곳에 기부하려던 계획은 조금 틀어져버렸다.

이 커피숍 사장은 정아인(41) 씨다. 유년기 정 씨의 꿈은 예술가였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탓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 후 아이를 낳아 키우고, 여러 사업들을 벌이면서도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것이 또 이 꿈이었다.
그러던 중 최근 다시 취미로 붓을 들게 됐고, 어릴 적 붓을 잡았을 때의 두근거림이 다시 느껴졌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나처럼 피치 못할 사정으로 꿈을 접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손쉽게 접할 수는 없을까'였다.
그는 커피숍을 전시공간에서 나아가 다양한 이벤트 및 기획전을 여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그는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작품을 전시하고, 방문객들도 손쉽게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싶다"며 "커피숍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으니 많은 연락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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