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화재 진압한 경주 시내버스 기사 최우식 씨 "할 일 했을 뿐…"

최 씨 침착한 대응 뒤늦게 알려져…운행 중 현장 목격 소화기 들고 달려가
불길 조기에 잡아 큰 피해 막아…"회사서 매월 한 차례 안전교육 큰 도움"

20일 오후 1시 5분쯤 경주시 외동읍 구어교차로 인근 2층 규모 상가건물 뒤편에서 발생한 화재를 최우식 씨가 소화기로 진화하고 있다. 경주시 제공

경북 경주의 한 시내버스 기사가 화재를 목격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버스 내에 있던 소화기로 불을 꺼 큰 피해를 막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 5분쯤 경주시 외동읍 구어교차로 인근 2층 규모 상가건물 뒤편에서 불이 났다.

때마침 이곳을 지나던 새천년미소 소속 600번 시내버스 기사 최우식(62) 씨가 건물에서 불이 난 것을 목격했다. 그는 급히 버스를 세운 뒤 버스 출입구 옆에 비치된 소화기를 들고 무작정 상가 쪽으로 뛰어갔다. 최 씨는 침착하게 소화기를 뿌려 큰 불길을 잡았고, 이어 경찰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잔불을 진화했다.

당시 버스 CCTV엔 최 씨가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최 씨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회사에서 매달 한 차례 의무적으로 받았던 안전 교육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시 측은 "경주 시내버스 기사들은 모두 응급 안전 전문가"라며 "자칫 큰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지만, 최 씨의 기지로 화재가 조기에 진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11월과 지난해 1월에도 51번 시내버스 기사와 70번 시내버스 기사가 버스 안에서 승객이 의식과 호흡이 없는 채로 쓰러지자 응급처치로 목숨을 구했다. 지난해 4월엔 200번 시내버스 기사가 다른 차량에서 발생한 불을 진화해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를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