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살찐 간 탈출! 골고루 먹고 근력 운동을…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운동·식이요법 자체로 지방간 호전 가능성…근력 운동, 균형잡힌 식생활 실천해야
끼니마다 단백질 중요…견과류 등 불포화지방산 섭취해야
탄수화물, 가공된 당보다 흡수 잘 되지 않는 잡곡·통곡물이 좋아

운동.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최근 만성간질환의 원인으로 기존 B형, C형 바이러스성 간염을 제치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가장 큰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생활 습관이 나쁘거나 음식을 절제하지 않고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으면 비만, 고혈압, 당뇨 등 성인성 질환과 함께 지방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진행성 간섬유화로 발생하는 간경변증, 간세포암종으로 악화할 수 있으며 심근 경색, 뇌경색 등 심혈관질환 발생 가능성 역시 증가시킨다.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들이 많이 듣는 말은 주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떤 식습관을 가져야 할지, 또한 어떤 방법으로 운동을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운동 효과 보려면 '근력 운동' 중요

지방간이 있는 많은 환자들을 '충분히 적게 먹고, 운동도 매일 한 시간씩 하는데 체중이 빠지지 않고, 간수치가 여전히 높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운동 강도는 어떤지, 좋은 식생활을 함께 갖고 있는지도 같이 분석해 봐야 한다.

박수영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흔히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하루에 두세 시간씩 걷는다'고 운동량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걷기 운동은 운동량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보통 성인의 평균 걷기 속도인 시속 3.2 km의 속도로 1만 보를 걷는 것은 거의 운동 효과가 없다고 보면 되며, 차라리 하루에 10분씩 3번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근력 운동을 동반하면 심폐 기능과 폐활량, 근육량이 증가해 더 효율적인 운동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근력 운동을 함으로써 근육량을 키워 같은 움직임에도 좀 더 칼로리를 소모하는 이른바 '연비가 좋지 않은 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평소 가장 많이 움직이는 척추 근육과 대퇴부 근육의 운동부터 시작하면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

간.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불포화 지방산, 잡곡·통곡물 섭취

운동과 함게 적절한 식습관도 유지해야 체중 감소는 물론 대사성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환자들은 흔히 '탄수화물을 먹지 않고, 고기·기름류는 일절 먹지 않는데 왜 살이 찌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실제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나 양에 문제가 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무작정 칼로리를 제한하는 극단적·강박적 다이어트는 결국 음식의 갈망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식단을 재구성해야 한다. 극단적으로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단보다는 건강한 음식 위주로 균형 있는 식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끼 건강 식단은 채소, 통곡물, 건강한 단백질, 과일을 담은 식단을 의미한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지방은 다이어트의 최대 적이지만, 살을 빼기 위해서는 지방의 섭취가 꼭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 몸의 지방 조직은 우리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는 HDL 콜레스테롤에 의해 간으로 옮겨져 에너지 소모에 쓰인다. HDL 콜레스테롤을 간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방 섭취가 필요하다.

적절한 지방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불포화 지방산을 말한다. 불포화 지방산은 보통 상온에서 액체 형태로 있는데 대표적으로 올리브유, 옥수수유, 견과류, 등푸른 생선에 있다.

우리가 주식으로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지방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영양소이다. 탄수화물은 우리 몸이 에너지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이용되며, 체내 에너지 대사에 꼭 필요하다.

보통 우리 몸에서 75~100g의 당이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에 저장이 되며, 글리코겐으로 저장되지 않는 당은 결국은 지방으로 축적된다.

박 교수는 "보통 밥 한 그릇에 150g 정도의 당이 있는데, 식후 한 시간 정도에 당 150g이 모두 흡수가 돼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도달한 경우를 가정하면 간에서 글리코젠으로 저장할 수 있는 100g 정도의 포도당 이외의 잉여 포도당은 간에서 지방으로 축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우리가 장에서 천천히 흡수되고, 흡수될 때 추가로 장이 일을 해야 하는 잡곡으로 밥을 먹는다면 축적된 글리코겐이 식후 활동에 의해 지속적으로 소모되며, 잉여 포도당이 지방으로 축적되지 않고 글리코겐으로 축적돼 지방간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흡수가 잘 되지 않는 잡곡, 통곡물 등을 밥이나 빵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며, 흡수가 잘되는 가공된 당(설탕, 과당)은 삼가야 한다.

체중 감소를 위해 단백질을 끼니마다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백질은 간에서 지방, 탄수화물을 처리하기 위한 VLDL 콜레스테롤의 전구물질인 ApoB의 핵심 성분으로서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 끼니마다 단백질 섭취를 조금이라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빵과 커피 등으로 끼니를 때우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박수영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운동·식이요법으로 지방간 호전 가능

전문가들은 최근 지방간질환은 간이식의 가장 높은 원인으로 등극한 만큼, 앞으로 점차 환자 수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운동과 식이 변화로 약 10%의 체중 감량을 달성한 경우 지방간의 호전뿐만 아니라 간섬유화 역시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체중 감소가 없더라도 운동과 식이 요법을 하는 것 자체만으로 지방간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지속적인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다른 대사 장애의 교정을 이룰 수 있다"며 "우선 '한 치수 작은 청바지 입기'를 목표로 운동과 식이 요법 병행을 시작해 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박수영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