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 대통령, 16일 방일 첫 일정으로 동포 오찬간담회 가져

"한일 양국 더 나은 미래 출발점"…"동포 성원이 큰 힘 될 것"
"김대중 대통령도 '1천500년간 협력관계, 50년만 불행한 관계'"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6일 도쿄 한 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일본 동포들과 만나 "지금 한일 양국은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에 서 있다"며 "조국에 대한 여러분의 변함없는 애정과 성원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일본 동포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불편한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양국 관계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 재외 동포 여러분께서도 이곳에서 더 자긍심을 가지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방일 첫 일정으로 동포 오찬간담회를 가졌고, 이 자리엔 김건희 여사도 함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일민단, 재일 한국인연합회, 한국유학생연합회 등 주요 동포단체 대표,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인사 등 각계각층의 동포 13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세계적인 복합 위기, 북핵과 미사일 위협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에 보다 더 강력한 연대와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한일관계 정상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2011년 이후 12년 만에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위해 이곳 도쿄를 방문했다. 한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와 민주주의 보편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며 "안보, 경제 그리고 글로벌 아젠다에서 함께 협력하는 파트너지만 지난 수년간 정치, 경제, 인적 교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정체됐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발표했고, 한일 양국이 미래를 향해 함께 협력할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한일관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25년 전 오부치 총리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선언하면서 '한일은 1천500여년간 우호 협력 관계였고, 임진왜란, 일제 강점기 50년만 불행한 관계였다. 불행한 50년이 1천500년의 우호 역사를 부정하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해방이 되고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정부와 기업, 학술, 문화 분야에서 왕성한 왕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정부 당국 간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경제 교류가 줄고, 문화·국민 간 교류도 줄었다"고 부연했다.

또 '정치인들이 한일문제를 정치에 활용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국민이 상대국을 좋아하면 문화에 관심을 갖는데,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양국 문제를 국내 정치나 자기 입지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민주 국가에서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또 "한일관계가 원상회복을 해도 만일 대립이 생긴다면 강력하게 싸울 때는 싸워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교류까지 끊는 것은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재외동포청 출범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국가적 위상과 품격에 걸맞게 재외 동포 보호와 지원체계를 더욱 튼튼하게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오랜 기간 염원해 온 재외동포청이 오는 6월에 출범한다. 지난 대선기간 여러분께 약속드린 것인 만큼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국계 도예가인 심수관 가고시마 도예가협회 회장에게 조선 도공의 후예로서 일본에서 40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가업을 이어온 점에 경의를 표하고, 앞으로도 예술을 통해 한일 양국의 문화와 전통을 잇는 역할을 지속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치며 심수관 도예가의 도자기를 선물받았다.

참석자들은 "재일동포 사회는 지금 축제 분위기에 젖어있으며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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