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동규, 이재명 경선자금 20억 요구…김용, 현금담긴 쇼핑백 가져가"

남욱, 김용 공판 증인 출석해 법정 진술

김용, 유동규, 정민용, 남욱. 연합뉴스
김용, 유동규, 정민용, 남욱. 연합뉴스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2021년 초 유동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하며 대가를 약속했다고 진술했다.

남 씨는 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현금이 들어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남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남 변호사는 2021년 3월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이 대표의 대선 경선을 위한 20억원의 자금을 구해줄수 있느냐'는 말을 들었고, 당시 "'15억원까지 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을 이 대표의 '조직부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유 전 본부장이 자신에게서 경선자금을 받아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남씨의 증언은 김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일치한다.

남씨는 특히 유 전 본부장이 자금을 요구하면서 구체적인 대가로 당시 자신이 염두에 둔 안양시 박달동 탄약고 이전과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 관련 도움을 약속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유씨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도와줄 수 있다'고 한 것인가"라고 묻자 남씨는 "그렇다. 제가 물어보니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남씨는 같은 해 5월쯤 유 전 본부장이 정민용 씨를 통해 경선자금으로 최소 5억원을 급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6월 초 5억원을 마련해 전달했다고 남씨는 주장했다. 이후에도 유 전 본부장의 요구에 따라 1억4천700만원을 전달하는 등 같은해 4∼8월 전달한 금액만 총 8억4천700만원이라는 게 남씨의 주장이다.

남씨는 김 전 부원장이 같은해 2월쯤에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씨가) 들어갈 때 빈손으로 들어가고, 나갈 때 회색 꽃무늬가 있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을 봤다. 백화점 쇼핑백으로 기억한다"며 "그래서 '돈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 쇼핑백 내용물에 대해선 "제가 드린 경선자금과는 별개 자금"이라며 "2021년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줬다는 현금 1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은 민주당 예비 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남 변호사로부터 8억4천700만원을 수수하고,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와 공모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다만 일부를 유 전 본부장 등이 가로채 실제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너간 돈의 액수는 약 6억원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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