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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익숙한 비판, 씁쓸한 뒷맛…김기현 대표 전북 유세

김병훈 서울취재본부 기자
김병훈 서울취재본부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의 '텃밭' 전북을 찾았다.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서였다. 김 대표는 김경민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를 읍소하며 전북에서 민주당 일당지배체제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TK)으로서는 왠지 모르게 익숙하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내용들이었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김 대표는 "늘 똑같은 당을 뽑았다. 똑같은 당을 뽑으니까 달라지는 게 없다.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데 누가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는가"라고 했다.

실상은 현재 21대 국회에서 호남에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있는 반면, TK에는 민주당 의원이 없다. 2016년 20대 국회에서 호남은 국민의당에 전체 의석의 82%(23석)을 몰아줬지만, TK가 대안정당에 눈을 돌린 건 1996년 자유민주연합이 마지막이다.

김 대표는 또 "중앙당 눈치 보고 공천 받는 일에만 급급할 텐데 그런 사람을 뽑아놨더니 전주가 발전했나. 퇴보했나"라며 "전북의 경제적 살림을 조사해보니 전국 시·도 중 평균 이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1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전북은 3천91만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였다. 그런데 대구는 2천549만원으로 1993년부터 29년째 17위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일 전북 전주시 서부시장에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한 김경민 후보의 유세에 함께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일 전북 전주시 서부시장에서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한 김경민 후보의 유세에 함께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대표는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에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출마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늘 민주당을 하다 이번 선거만을 위해 잠시 탈당했다면서 무소속이라고 나오는데 그게 무소속이 맞나"라며 "당선되면 또 민주당 들어가서 다음에 또 민주당 공천을 받으려는 거 뻔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지난해 국민의힘은 대구 중구남구를 지역구로 둔 재선의 곽상도 의원이 '대장동 사태' 연루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하자 무공천을 결정했다. 탈당 후 무소속 출마자에 대해선 복당시키지 않겠다고도 천명했다.

하지만 3·9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임병헌 의원은 3개월이 지난 그해 6월 스리슬쩍 복당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유세를 마무리하며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유권자 눈치를 안 보면 혼내준다는 것을 꼭 보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김 대표가 TK에서도 똑같이 얘기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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