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투병으로 휴직 중인 경찰의 순간적인 기지로 보이스피싱 수거책이 검거돼 화제다. 주인공은 충북 청주상당경찰서 소속의 정세원 순경으로, 그는 지능범죄수사팀에서의 근무 경험 덕분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전북 익산시의 한 은행 현동자동입출금기(ATM) 앞. 정 순경은 이날 ATM기를 이용하러 이곳을 찾았다.
당시 해당 은행의 ATM 한 대가 고장이 난 상태였고, 남은 한 대에 고객들이 몰려있었다. 정 순경 또한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자신의 차례가 왔음에도 "입금이 오래 걸리니 먼저 하시라"는 남성의 말에 의심을 가졌다.
특히 보이스피싱에 초점을 둔 정 순경은 남성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정 순경은 "어디에, 얼마나 입금하시는 거냐", "텔레그램으로 지시받고 일하는 거냐" 질문을 이어갔지만, 이 남성은 답변보다 회피하기 바빴다고 한다.
정 순경은 경찰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남성의 가방을 확인한 결과, 현금 1천700만원이 봉투 3개에 담긴 사실을 확인했다.
계속된 추궁에 남성은 답변을 회피하다가 "잘 모르니 직원이랑 통화해보라"며 정 순경에게 휴대전화를 건넸다.
휴대전화 속 직원은 "금 거래를 하는 거라 돈을 입금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정 순경은 어느 거래소에서 근무하냐고 물었고 해당 직원은 전화를 끊어버렸다.
정 순경은 보이스피싱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112에 신고했다. 또 은행에 있던 남성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붙잡고 있었다.
익산경찰서는 이 남성을 인계받고 1천700만원을 회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준 뒤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정 순경은 청주상당경찰서 소속의 3년 차 경찰관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해 10월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휴직한 뒤 고향인 익산에 머물며 항암 치료를 받던 도중 보이스피싱 수거책 검거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정 순경은 항암 치료를 위해 가슴에 케모포트(약물 투여 기구)를 삽입한 상태였던 탓에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기 힘든 상태였다. 그럼에도 의심스러운 상황을 지나치지 않은 덕분에 억울한 피해자들이 돈을 되찾을 수 있었다.
정 순경은 연합뉴스를 통해 "1년간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근무했던 덕분에 '먼저 하시라'는 말 한마디로 느낌이 왔다"며 "경찰관으로 해야 할 일을 한 것일 뿐이고, 송금 직전에 검거에 성공해서 다행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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