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캠프 관계자들의 돈 봉투(불법 정치자금) 살포를 인지한 것에서 나아가, 직접 살포까지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담긴 녹취(녹음파일) 내용이 18일 공개됐다.
송영길 전 대표가 현재 체류 중인 프랑스에서 오는 22일 진행할 기자회견 내용 및 관련 거취에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간 통화 녹음파일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가 '영길이 형'이라는 호칭으로 등장한다.
녹음파일 속 시점은 2021년 5월 2일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20여일 앞두고 있던 4월 10일이다.
여기서 강래구 협회장은 이정근 전 부총장에게 "내가 그 얘기도 했어. 성만이 형(이성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좀 연결해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 내가"라며 "영길이 형한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래구 협회장은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 준비해준 거 갖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송영길 전 대표가)'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라고 전했다.
이는 이성만 의원이 준 돈 봉투를 지역본부장들 등에게 나눠줬다는 얘기를 듣고 송영길 전 대표가 반기며 격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자 이정근 전 부총장이 "그러면 우리는 이제 됐으니까 그냥 이제 더 안 해도 되는 건가?"라고 물었고, 이에 강래구 협회장은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라며 "아직도 (전당대회까지) 20일 정도가 남아 있는 거 아니예요. 그러니까 뭐 막판에 스피치 낼 때('막판 스퍼트' 등의 표현으로 해석) 한 번씩 더 해가지고"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는 송영길 전 대표가 돈 봉투 살포를 인지한 정황으로 분석되는데, 이어진 녹음파일에서는 송영길 전 대표도 돈 봉투를 뿌린 정황이 나온다.
강래구 협회장은 "(선거를 돕고 있는) 누구 얘기를 하길래 '참 열심히 하네요' 그랬더니만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라고 말한 다음 "이OO는 뭐 이OO 많이 해줬어, 이OO"라고 이씨 성을 가진 정치인을 가리켰고, 이에 이정근 전 부총장은 "아 그래? 송영길 의원이? 어 잘했네"라고 답했다.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가 수사를 맡고 있다. 검찰은 2021년 5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때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금품을 제공하거나 금품 제공을 지시·권유한 혐의(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로 녹음파일에서도 언급된 이성만 의원과 윤관석 의원 등을 수사 중이다.
이어 송영길 전 대표가 수사 대상이 될 지 여부에도 시선이 향하고 있다. 검찰은 우선 송영길 전 대표 보좌관 박모 씨를 조만간 소환, 당시 돈 봉투 흐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현재 송영길 전 대표는 이정근 전 부총장의 개인적 일탈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은 잘 모르는 내용이라며 연루 의혹에 지속해 선을 긋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귀국 여부 및 시점 등과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파리경영대학원(ESCP) 방문 연구교수로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데, 5선을 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자리를 던지고 지난해 8회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했지만 낙선한 것을 넘어서는, 정치 인생 최대 고비를 멀리 타국에서 맞닥뜨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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