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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본부장 해임 건의하겠다”…한수원 사외이사 갑질 논란

특정 언론사 광고 협찬 한수원에 요구…전임 자격 논란 낙마 후 또다시 논란 휩싸여

한수원 본사. 매일신문DB
한수원 본사. 매일신문DB

한국수력원자력 사외이사가 한수원 본사에 특정인사 만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월성본부장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사외이사 A(72) 씨는 국가 에너지 정책 사업과 무관한 숙박업 등의 경력으로 한수원 사외이사로 선임됐다가 각계의 비난을 받고 낙마한 B씨(2022년 11월 11일 보도) 후임으로, 한수원은 또다시 부적절한 인사 논란에 휘말리게 됐다.

20일 한수원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최근 한수원 측에 월성본부장이 동경주지역의 C단체장을 만나 줄 것을 요청했다. C단체장은 월성본부의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인 '맥스터' 추가 건설 등 원전 정책에 반대해온 인물이다. A씨는 또 경주지역 언론사 2곳에 각각 1억원과 4천만원의 행사비 지원을 요구했다. 한수원 측은 A씨의 부당한 요구를 알았지만 일단 사업부서인 월성본부에 처리를 지시했다.

월성본부 측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이를 거절하자, A씨는 지난 19일 경주시 감포읍 한 식당으로 월성본부 홍보직원 등 관계자를 불러 청탁 거절과 관련한 이유 등을 물었다. 이 과정에서 월성본부 측은 거부 의사를 다시 밝혔고 현재 양측은 날선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A씨는 월성본부 측이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자 본부장 해임 등을 언급했다고 한다. 또, 이 일이 지역사회에 알려진 뒤 월성본부 내 고발자를 발본색원하겠다는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경주 지역 한 단체장은 "국가에너지정책 전반에 균형을 잡고 잘 가도록 해야 할 한수원 사외이사가 특정언론사에 돈을 주라는 언급을 했다고 하니 기가 찬다"면서 "앞서도 사외이사 자격논란으로 망신을 샀는데 또다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사외이사 전체가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오명까지 쓰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외이사 A씨는 "한수원 본사가 경주에 있으니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라는 얘기는 했어도 특정언론사에 돈을 지원하라는 말은 한 적이 없다. 그런데도 한수원에서 이 같이 얘기한다면 이사회를 통해 문제를 삼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11월 국회의원의 추천으로 한수원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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