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황금초등학교에는 '요정 선생님'이라 불리는 선생님이 있다. 이 선생님은 과학과 관련해 어린 학생들이 여러가지 질문을 해 오면 너무나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궁금한 부분을 학생 눈높이에 맞춰 해결해 주는 '과학 요정'은 바로 최윤진 수석교사다.
교직에 몸담은 지 29년이 넘은 최 선생님은 현재 대구 황금초교에서 5학년 과학 수업을 전담해 가르치고 있다. '수석교사'라는 직함을 달고 있지만 그 직함이 주는 무게가 무색하게도 학생들 사이에서 불리는 별명이 '요정'이다. 그렇게 불리게 된 이유를 물어봤다.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편하게 묻고 제가 답을 잘 해주는 편이어서 그런가 생각해요. 과학과 관련된 지식이나 용어는 그대로 보고 배우면 어려울 수 있으니까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보려하고 교과서 속 실험도 학생들이 재미있게 느낄 수 있도록 방법을 바꿔서 해 보기도 하죠. 그렇게 눈높이에 맞춰서 이야기하다보면 학생들이 '자기 마음도 잘 알아준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최 선생님은 첫 수업을 하게 되면 먼저 자신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자신을 소개하면서 어떤 선생님이고 어떻게 학생들과 함께 과학을 공부해나갈지를 알려준다는 것. 그렇게 먼저 마음을 열고 학생들에게 과학 수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도 듣는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과학 수업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고 최 선생님은 말한다.
최 선생님이 교사의 길을 걷게 된 건 고교 교사로 재직했던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어릴 때 아버지가 담당하는 학교의 학생들이나 졸업한 제자들이 간혹 집으로 찾아왔었어요. 그 때 교사라는 직업이 행복하고 존경받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죠. 또 아버지가 제자들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 때 교사가 보람된 직업이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심어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중등 과학 교사를 꿈꿨다가 초등학교 선생님이 돼도 행복하겠다 싶어서 지금의 자리에 있게 됐네요."
이 영향을 받아서일까 최 선생님의 1남 1녀 자녀 중 딸은 대구지역 사립 초교 교사로, 아들은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3대가 교사로 재직하는 셈이다. 그래서 퇴근 후 집에 오면 모녀 간에 가장 많이 나누는 대화가 바로 학생들을 대하고 가르치는 방법이라고 한다.
요즘 최 선생님이 가장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수업 주제는 환경 관련 부분이다. 기후위기 문제는 결국 지금 초등학생들이 어른이 됐을 때 가장 심각하게 겪을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 선생님은 대구교육청이 주도하는 환경교재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환경 교육 관련 교사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
"모임을 통해 지도안과 수업 방식 등을 함께 고민해보고 있어요. 최근에 제가 했던 환경 관련 수업 중 하나가 '친환경 단열 포장용기 디자인하기' 수업이었는데요, 그냥 디자인하라고 하면 막막할테니 먼저 2050년에 벌어질 환경문제를 다룬 애니메이션을 보여줬어요.
그렇게 심각성을 먼저 인지하도록 하는 거죠. 그 다음에 1주일 동안 제 집에 모인 플라스틱 사진을 보여주고 각자의 체험담도 이야기하게 하죠. 그 다음에 친환경 포장 용기와 관련한 다양한 자료들을 보여준 뒤 '배달 시간 동안 식지 않으면서 환경 친화적인 용기를 만들어보자'고 하는 거죠."
'앞으로 어떤 교사로 남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최 선생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교사 생활이 힘들 때도 있지만, '믿음·소망·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면 그만큼 성장해 있어서 보람을 느껴요. 잘 자랄거란 믿음, 가르치면서 더 커 나갈거란 소망, 진심으로 대하는 사랑으로 교사 생활을 해 나가는 거죠. 그렇게 마지막까지 가르치는 나도, 배우는 학생들도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설령 제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초등학생 때 그 선생님 때문에 과학이 재미있었어'라고 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