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2차 가해를 낳을 수 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온 가운데, 국민의힘이 오는 7월 개봉을 강행하는 다큐 제작진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강사빈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다큐멘터리가 오는 7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며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강 부대변인은 최근 인권위가 해당 영화에 대해 '2차 가해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고 밝힌 것을 두고 "인권위도 인정했는데 다큐 제작을 추진하던 박 전 시장의 옛 측근과 지지자들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은 없었다'는 취지의 망언들을 쏟아냈다"고 했다.
강 부대변인은 "특히 해당 다큐의 감독은 '2차 가해는 1차 가해가 명확히 밝혀져야 판단할 수 있다'고 얼토당토않은 궤변을 늘어놓았다"며 "인권위도 인정한 2차 가해의 가능성을 고려조차 하지 않는 이들의 발상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진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미화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를 멈추고 피해자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원순 다큐멘터리 제작위원회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은 지난 9일 박 전 시장을 다루는 영화의 제목을 '첫 변론'으로 결정했다.
이 영화는 2021년 오마이뉴스 기자가 박 전 시장의 측근인 '서울시청 6층 사람들' 등 약 50명의 인터뷰를 담아 쓴 책 '비극의 탄생'을 원작으로 했다. 이 책은 출간 당시 피해자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으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는데,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에서도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을 부인하는 측근들의 인터뷰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고편에서는 "(피해자는) 오히려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성폭력이) 없었다"고 한다. 비극의 탄생을 썼던 오마이뉴스 기자 또한 "당사자(박원순)가 이미 사망해서 더 이상 반론을 펴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해자가 성폭력이라고) 마음대로 얘기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편 박 전 시장은 지난 2020년 7월 9일 비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 사건을 6개월 동안 조사했던 국가인권위는 "피해자에 대한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있었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유족 측은 인권이 결정 취소를 요하는 행정소송을 법원에 냈지만 지난해 11월 1심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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