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원 든 샤넬백 분실한 中 관광객…한국인 덕분에 찾았다

주인 없이 방치된 가방 발견 직후 지구대에 분실물 신고
경찰 분실물·습득물 공유 시스템 '로스트112' 통해 찾아

중국인 관광객 A씨가 분실한 가방. 조선비즈 제공

한국에 놀러온 중국인 관광객이 현금 500만원이 든 명품가방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가방을 습득한 한국인의 적극적인 신고와 경찰의 분실물 시스템 덕분에 금세 찾을 수 있었다.

19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지난 15일 저녁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현금 500만원과 신용카드 2장이 든 분홍색 미시 사이즈 샤넬 가방을 분실했다.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시민 김복현(43) 씨가 디자인플라자 계단에서 주인 없이 방치돼 있던 이 가방을 발견했다. 김 씨는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서울중부경찰서 광희지구대를 찾아 분실물 신고를 했다.

뒤늦게 가방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눈치 챈 A씨는 서울관광경찰대 동대문센터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지만 가방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 가방은 경찰의 분실물·습득물 공유 시스템인 '로스트112'에 등록돼 있었다.

경찰은 가방을 A씨에게 곧바로 인계했다. 분실 신고가 접수된 지 약 50분 만에 주인의 손으로 가방이 돌아온 것. A씨가 확인해 본 결과 가방 속 물건도 모두 그대로였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며 "카드·지갑·가방을 잃어버리는 사례가 빈번한데, 유실물 시스템이 잘돼 있으니 시민들이 참고하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신용카드 이름이 한자로 적힌 것을 보고 가방 주인이 중국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중국인에게 한국의 신고 시스템이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7일에도 러시아 관광객들이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던 버스에서 현금 300만원이 든 지갑을 잃어버렸지만 무사히 되찾았다.

지난 3월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잃어버린 현금 800만원과 여권·비행기표 등을 시내버스 운전기사 이성문씨가 전달해 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