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싱하이밍 대사 관련 "가교 역할 부적절하면 양국 국익 해쳐"

비엔나 협약 거론…"접수국 법령 존중, 내정 개입해선 안 될 의무 있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한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와 관련, 대통령실은 12일 "가교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국가적 이익을 해칠 수도 있다" 비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대사라는 자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싱하이밍 대사의 대사로서 적합성'을 묻는 질문에 "외교부에서 충분히 우리 입장을 전달했고, 중국 주재 한국 대사관에서도 입장을 냈기 때문에 대통령실에서 특별히 추가할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국제협약을 거론하며 적절성 여부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비췄다.

그는 "다만, 외교관의 임무를 규정한 국제협약이 있다. 비엔나 협약 41조에 외교관은 접수국(주재국)의 법령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또 같은 조항에 외교관은 접수국(주재국)의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도 "외교관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저도 주미대사로서 근무했습니다만 대사가 양국 간의 관계를 증진시키는 목적이 아니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 같은 언사를 하는 것은 정말 외교관으로서는 대단히 부적절한 그런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싱 대사는 지난 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저에서 만나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는 등 한국 정부를 겨냥한 강성 발언을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