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갑자기 남성 관객 무대로 부른 조수미…연인처럼 노래했다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와 앙코르…관록의 무대 매너로 관객 사로잡아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와 공연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소프라노 조수미가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베를린필 12 첼리스트와 공연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소프라노 조수미가 관록의 무대 매너로 관객들을 들썩이게 했다.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조수미와 베를린필 12 첼리스트' 공연 앙코르 무대는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만큼 큰 환호가 쏟아졌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첼로 12대에 둘러싸여 6곡을 부른 조수미는 앙코르곡으로 2곡을 더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본 공연에서 콜로라투라 소프라노(화려한 기교와 고음을 구사하는 소프라노)다운 기교로 객석을 숨죽이게 했던 조수미는 앙코르 무대에서는 노련함으로 관객들의 긴장감을 녹였다.

첫 번째 앙코르곡 오페레타(소형 오페라) '유쾌한 미망인' 중 '입술은 침묵하고'를 부르던 중간 갑자기 객석 1열에 앉아있던 남성 관객에게 무대로 올라오라고 손짓했다. 조수미는 이 남성 관객을 노래 가사 속 연인처럼 여기며 노래를 이어갔다. 즉흥으로 보여준 퍼포먼스였다.

'유쾌한 미망인'은 돈 많은 미망인이 된 한나가 과거 신분 때문에 헤어졌던 연인 다닐로와 다시 만나 끝내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며 부르는 노래다.

앙코르 무대에 앞서도 조수미는 한 손을 빠르게 휘저으며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거나, 퇴장했다 다시 등장할 때 빙그르르 한 바퀴를 돌아 보이는 등 여유 넘치는 제스처로 관객들을 집중하게 했다. 곡과 곡 사이 핸드폰 알람이 울리자 "따다 따라라∼"라고 알림음을 따라불러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공연은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라는 공연 소개 문구처럼 조수미와 탁월한 실력의 첼로 연주자 12명의 하모니로 이색적이면서도 빈틈 없이 꽉 채워진 풍성한 음악을 만들어냈다.

베를린필 12 첼리스트는 이름 그대로 유럽 명문 악단인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 12명으로 구성된 첼로 앙상블이다. 1972년 창단돼 지난 50년간 첼로 곡뿐만 아니라 재즈, 팝, 탱고, 현대음악 등 광범위한 음악을 선보여왔다. 이날도 클렝겔의 '12대의 첼로를 위한 찬가'부터 뮤지컬의 타이틀 곡인 '러브 네버 다이즈', 영화 '시네마천국'의 OST '사랑의 테마' 등 다양한 곡을 소화했다.

조수미와 베를린필 12 첼리스트는 8일 부천아트센터와 9일 강릉아트센터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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