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궁금해서"…'서울 강남역 총기 난사' 예고 글 올린 30대 구속

게임 대화창에 '대전 은행동 칼부림' 예고글 올린 30대도 불구속 입건

흉기 난동과 살인 예고 게시물 등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진 7일 오후 서울 강남역 지하쇼핑센터에서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순찰하고 있다. 경찰은 다중 밀집지역 43곳에 소총과 권총 등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 전술요원 107명을 배치하고 서울 강남역과 부산 서면역 등 11곳에는 전술 장갑차를 투입했다.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에 살인 협박 및 예고 글을 올린 30대 게시자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13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역 화장품 매장에서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30대 남성이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일베)'에 총기 난사 예고 글을 올린 30대 남성 A씨를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지난 4일 일베 사이트에 '내일 강남역 이니스프리 오후 2시 난 칼부림 노노 엽총 파티 간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엽총으로 18명을 살해할 거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글에서 "진짜다. 신고해보라. 경찰도 쏠 것"이라면서 사진 한 장을 공개하며 "사진은 사전 답사 때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IP 추적 등 수사를 통해 지난 9일 경기도 소재 주거지에서 A씨를 검거했다. 현장에서 엽총은 파악되지 않았고, 게시글 작성 당시 A씨는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거짓으로 올린 글을 보고 사이트 내 유저들이 속거나, 반응을 보이는 데 재미를 느끼고 관심을 받고 싶었다"며 "서현역 칼부림 사건을 보고 게시글을 작성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진술했다.

A씨가 살인 예고를 하며 18명을 언급한 데는 별다른 뜻이 없고, 비슷한 발음의 욕설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은행동에서도 살인을 예고한 글을 온라인 공간에 올린 또 다른 30대 남성 B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B씨를 A씨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B씨는 지난 10일 게임 대화창에 "대전 오후 2시 은행동 칼부림 간다"는 내용을 게시했다.

충남 공주시 자택에서 검거된 B씨는 "게임을 하던 중 아이템을 잃은 것에 화가 나 글을 적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무책임한 흉악범죄 예고글 게시 행위는 국민적 불안감을 가중하고 치안력 낭비를 야기하는 등 사회 전반적 부작용이 커 자제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사회적 불안감을 야기하는 살인 예고 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