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안 되지!"
22일 오후 2시쯤 찾은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수산동은 수산물을 사러 온 손님들보다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상인들의 숫자가 훨씬 많아 보였다. 평소 같았으면 점심 식사를 하러 온 직장인들과 장을 보러 온 주부들로 북적일 시간이었지만 아예 불이 꺼진 점포들도 있었다.
진열된 횟감을 바라보고 있던 상인 김성옥(65) 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직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아도 매출이 크게 떨어져 최근에는 직원마저 1명 준 상황에서 방류 결정은 그야말로 직격탄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씨는 "정치권에서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도 좋지만 언급 자체를 자제했으면 좋겠다"며 "과학적으로 괜찮다고들 하는데 소비자 심리는 그게 아니다. 작년 이맘때에 비해 매출이 7분의 1로 줄었다"고 호소했다.
일본 정부가 오는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매천시장 수산동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들은 자체적인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등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년 넘게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서정철(50) 씨는 "올해 여름 매출이 작년에 반도 안 된다. 다음 달 추석 대목도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라며 "주말만 되면 횟감을 사러 오는 시민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주차장이 비는 경우가 더 많다. 그야말로 재앙"이라고 한탄했다.
수산물을 사러 온 시민들도 불안감을 느끼긴 마찬가지였다. 이날 광어회를 사러 왔다는 문선희(40) 씨는 "막상 방류가 코앞에 닥치니 불안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횟감 등은 조리 없이 바로 먹는 음식인 만큼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상인 중에는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조류인플루엔자(AI)처럼 잠시 스쳐가는 소나기로 여기는 이들도 있었다. 과거 백숙집을 운영했다는 홍승한(42) 씨는 "오염수 방류 문제는 어쩔 수 없이 나라에서 결정한 문제고 우리로서는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는 것 외엔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결국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다시 안심하고 먹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시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한 달에 2번씩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고중근 매천수상시장대표자연합회 회장은 "대구시 지원 외에도 이곳에 있는 8개 법인 자체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하기 위해 관련 장비를 구할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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