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빚 폭탄으로 돌아온 대구 사상 최대 입주량

올해 3만4천가구 잔금 납부 영향
고금리에도 주담대 1년새 2조↑

대구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이 1년 새 2조원 넘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년 전 분양한 아파트 입주시즌을 맞아 주택 구매자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예금은행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제외) 잔액은 약 647조8천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634조4천480억원)보다 13조3천830억원(2.1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은행권 전체 가계대출이 10조9천840억원(905조4천840억원→894조5천억원) 줄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대구는 1년 사이 주담대 잔액이 2조3천780억원 늘었다. 전체 증가액의 17.76%에 해당하는 액수다. 대구보다 주담대 잔액이 더 늘어난 곳은 경기도뿐으로, 경기도는 같은 기간 4조4천250억원 늘었다. 대구 다음은 인천으로 2조2천530억원 증가했다. 고가 주택이 즐비한 서울은 잔액(207조2천800억원)이 가장 많았지만, 증감액만 놓고 보면 1년 사이 7조5천370억원 줄어 들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경북(8.51%)이 가장 높았다. 대구(8.31%)와 경남(6.72%), 강원(6.49%)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대구 부동산 시장 혹한의 또 다른 '그늘'이라고 풀이한다. 몇 해 전 과잉 분양된 물량이 본격 입주를 앞두면서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주담대가 크게 늘었다는 것.

대구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구 전체 입주물량은 3만4천가구로 1997년 3만1천가구 이후 26년 만에 역대 최고점이다. 이 가운데 올 상반기 입주물량만 1만6천578가구였다"면서 "작년 한 해 입주물량 2만2천544가구였던 점, 올해 우려했던 '미입주 대란'이 빚어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입주 전 잔금 납부 등 주담대 수요가 '역대급'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도 "분양 규모가 주담대 시장의 선행 지표라고 볼 수 있다. 분양이 활발하면 향후 중도금 대출, 집단대출 등 수요도 활발해지기 때문"이라면서 "올해는 특례보금자리론이라든지 정부의 각종 규제 완화 등으로 대출이 늘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점이 없어 시도별 구분에서 제외한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대출잔액이 급격하게 늘었다. 인터넷은행 주담대는 지난 6월 말 기준 21조160억원으로, 1년 전(13조4천550억원)보다 7조5천600억원(56.19%) 불었다.

이처럼 주담대 잔액이 늘면서 관련 연체율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국 기준 은행 주담대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0.22%로 1년 전(0.10%)보다 0.12%포인트(p) 올랐다. 1년 전의 2배 수준이며 한국은행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9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고치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현수막이 붙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담대 관련 현수막이 붙은 모습.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