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르포] 이태원 참사 1주기…경찰 관리 속 차분해진 핼러윈

동성로 클럽골목 코스튬 대신 인파 관리하는 경찰 모습 눈에 띄어
가게에는 핼러윈 소품 안 보이고, 별도 행사도 없어
대구시 "인파 관리 지속적으로 나설 것"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은 28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질서유지를 위해 순찰을 돌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은 28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는 가운데 경찰들이 질서유지를 위해 순찰을 돌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지난해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영향으로 매년 핼러윈(10월 31일)을 앞두고 크게 붐볐던 시내 번화가가 예년과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밀집된 인파를 관리하는 경찰과 지자체 공무원으로 삼엄한 분위기마저 연출됐다.

지난 28일 오후 9시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 일대는 예년 핼러윈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펍(pub) 형태의 몇몇 술집을 제외하고는 핼러윈 파티 포스터나 관련 소품을 볼 수 없었고 코스튬을 한 이들 역시 확연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늘 핼러윈 파티를 열던 클럽과 감성주점 등도 올해만큼은 조용히 지나가는 듯했다.

작년에도 핼러윈을 앞두고 동성로 클럽골목을 찾았다는 손정우(27) 씨는 "작년에는 로데오 거리뿐 아니라 클럽골목 일대가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오늘은 평소 주말보다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핼러윈 코스튬을 한 시민들 대신 인근을 주기적으로 순찰하는 경찰과 소방, 대구시와 중구청 직원들이 자주 보였다. 지난 2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5일간 모두 992명의 경찰, 소방, 지자체 공무원 등이 투입돼 비상근무에 나서고 있다. 여자친구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김모(28) 씨는 "곳곳에 배치된 순찰대의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고 전했다.

오후 11시쯤에는 일부 구간에서 혼잡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색적인 코스튬과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이들이 뒤엉켜 차와 사람들의 통행을 방해했던 탓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동성로 클럽골목 시간당 순간 최대 인파는 1㎡ 기준 0.83명으로 오후 11시쯤에 가장 많았다.

다만 자정과 새벽 1시에는 각각 0.8명, 0.73명으로 점차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핼러윈 당시 1㎡ 기준 3.39명이 몰린 것과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이날 경찰에 접수된 혼잡 신고 3건도 모두 현장에서 조치됐다. 대구시는 동성로 클럽골목에 설치된 CCTV 8대를 활용해 동일 시간대에 ㎡당 4명을 초과할 경우 CCTV 관제센터에 알람이 자동으로 울리도록 조치했다.

김형일 대구시 재난안전실장은 "핼러윈뿐 아니라 수능, 크리스마스, 연말 등에도 CCTV 관제 시스템을 활용해 인파 관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년보다 차분해진 핼러윈 분위기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이날 분장용 교복을 입고 있던 차모(25) 씨는 "작년에는 분장을 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올해는 생각보다 적은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이태원 참사로 핼러윈 문화가 사라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문화는 문화대로 즐기고, 안전도 잘 지킬 것"이라고 했다.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은 28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는 가운데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 대원들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고지대에서 질서유지 관찰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은 28일 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는 가운데 대구소방안전본부 소속 대원들이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고지대에서 질서유지 관찰을 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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