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 프로의 골프미학]<17>라이 상태와 내려치기 샷

라이 상태에 따라 모든 골퍼의 행위조건 달라져
다운 블로어(내려치는) 샷이 좋은 구질의 공 만들어

대체로 모든 스윙은 라이 상태에 따른 내려치기 샷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 한 여성 아마추어 골프의 다운 블로어 샷 모습. 황환수 프로 제공
대체로 모든 스윙은 라이 상태에 따른 내려치기 샷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 한 여성 아마추어 골프의 다운 블로어 샷 모습. 황환수 프로 제공

"라이 상태에 따른 내려치기 샷(기술적인 스윙)이 그 날의 스코어를 좌우합니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단어를 제시한다면 무엇일까. 한 가지는 볼이 놓인 라이 상태일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이견이 분분할 수 있지만 어떻게 내려치느냐가 중요하다. 라이 상태는 골퍼가 평평하고 잔디가 적당히 잘 관리된 페어웨이에 안착시켜 놓은 볼을 얘기하는 것만 아니다.

벙커에 들어간 볼, 깊은 러프에 잠긴 볼, 다른 골퍼가 만든 디보트(흙이 보이는 상태) 자국에 들어간 볼, 잔디가 사라진 맨땅에 놓인 볼, 경사가 급격히 내리막에 놓인 볼, 오르막 상태에 비스듬히 자리잡고 그것도 모자라 러프에 잠긴 상황의 볼들이 모두 라이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라이 상태의 유불리에 따라 스윙 자세가 다르고, 클럽이 일반적인 경우를 벗어난 선택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라이 상태에 따라 모든 골퍼의 행위조건이 달라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라이 상태가 골퍼의 입장에서 살펴볼 때 외적 조건이라면, 기술적인 스윙은 내적인(본인 자신)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어떻게 내려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골프 스윙은 대체로 체중 이동을 동반한다. 가슴을 지면으로 누르며 임팩트를 한다. 척추각을 유지한다.

백스윙을 얼마나 뒤로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기술적인 스윙의 모든 내용들이 한가지 사실, 즉 클럽으로 내려치기 위한 동작을 만들어 내기 위한 방식들일 뿐이라는 점이다. 각종 방송이나 레슨에 관한 비법들의 궁극적 핵심을 살펴보면, 모든 가르침이 내려치기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소개라는 점을 함축하고 있다.

결국 위 사실에서 외적인 조건인 볼의 라이 상태와 골퍼의 내적 조건인 내려치기가 제대로 작동될 때, 최상의 스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려치기로 나타나는 현상을 일명 '다운블로어 샷'이라고 하며, 반대로 올려치는 것을 '어퍼블로어 샷'이라고 한다.

다운 블로어는 잔디의 디보트를 만들 수 있는 샷이기도 하다. 어떻게 내려치는냐에 따라 볼은 강력한 백스핀을 생성하기도 하고, 클럽에 따라 일정한 거리와 탄도를 생겨나게 한다. 이것이 바로 수많은 연습으로 만들어지는 기술 샷이다.

필자는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중 골퍼의 내적인 조건, 즉 내려치기 동작을 통한 다운 블로어 샷으로 손맛을 느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보통 굿 샷은 몸통을 활용해 내려치며, 회전할 때 비로소 강력한 임팩트 질감을 얻게 되며 비거리에서도 이득을 보게되는 스윙이다. 이를 두고 '바디턴'(Body Turn) 또는 '몸통 스윙'(Body Swing)이라고 일컷는다.

어퍼블로어 샷은 몸통의 파워를 실을 수 없는 스윙임에도 불구하고, 몸의 움직임을 과다하게 할 때 실패한 샷을 연출하게 된다. 내려치는 샷을 골퍼들이 반드시 구현해야 하는 까닭은 다름 아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중 한가지인 좋은 라이 상태를 확보하는데 필수적인 기술임에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결국 좋은 라이는 내려치는 샷을 실행할 때 더욱 쉽게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다운 블로어 샷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기술이다. 클럽의 무게감과 중력, 패스(가는 길), 체중 이동을 통한 클럽의 속도 등 다양한 테크닉이 가미된다. 내려치기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스윙 내용들은 수없이 많다. 이를 터득하기 위한 노력은 결국 스코어의 갱신으로 나타난다.

좋은 라이 상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곧 뛰어난 내려치기 기술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골프 입문 시기부터 내려치기 샷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구축하고 이를 위한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 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가장 정확하게 적용되는 시점이라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올려치기와 내려치기는 종이 한 장 차이로 몸에 조각처럼 새겨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골프 칼럼니스트(황환수 골프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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