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정부, 군사분계선 정찰 활동 정상화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다른 조항 효력 정지도 검토 중
우리 군 수도권 겨냥 중인 북한 장사정포 감시와 공세적 작전 가능해져
여야 한목소리로 北 규탄…대응방식은 이견 보여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엄중한 사전경고를 무시하고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했다. 북한은 21일 22시 42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 군사정찰위성이 우주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22일 평가했다. 합참은 "비행항적 정보와 여러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위성체는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합참은 "그러나 위성체 정상 작동 여부 판단에는 추가적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다만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12월 1일부터 '만리경-1호'가 정식 정찰임무에 착수한다고 보고했다는 북한 보도에 대해서는 "과장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정은이 굉장히 기쁜 나머지 좀 오버한 것 같다"며 "특히 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발사) 첫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군사정찰위성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는지는 이르면 이번 주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했다.

군사정찰위성 1호기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장면을 지켜보는 김정은. 연합뉴스

북한은 발사 3시간여 뒤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천리마-1형이 우주궤도에 정확히 진입했다며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 평양종합관제소를 방문, 오전 9시 21분에 수신된 괌 앤더슨 미군 공군기지 등을 촬영한 사진들을 봤다고도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공화국 무력이 만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며 "위력한 군사적 타격수단들의 효용성을 높이는 측면에서나 자체 방위를 위해서도 더 많은 정찰위성들을 운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주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눈'은 군사정찰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북한의 발사에 맞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9·19 남북 군사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의결하고 군사분계선(MDL) 부근에서의 대북 정찰활동을 정상화했다. 해당 조항은 주변 일정 구역에서 비행을 금지한 것으로, 북한보다 우월한 공중 정찰자산을 보유한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했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런던에서 긴급 NSC를 개최하고 효력 정지안을 전자결제로 재가했다.

국방부는 정상적인 정찰역량 투입으로 수도권을 겨냥하고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 감시와 공세적 작전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MDL 근처에서 대북정찰 작전이 완전 정상화되면서 MDL 이북지역에 대한 감시 공백이 없어지게 됐다"며 "공세적 정찰작전이 가능해졌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들도 취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여야는 한목소리로 북한 도발을 규탄했지만 우리의 대응방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여당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국제사회에서 고립, 경제 악화 등을 초래할 것이고 이는 정권의 붕괴를 앞당길 뿐"이라며 "당과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그 어떤 조치라도 취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규탄의 뜻을 밝히면서도 "북한의 위성 발사를 이유로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을 정지하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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