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초점] 비대위원장? 선대위원장?…한동훈 총선 주역 등판

"스타성·화려한 언변·기득권 타파" 친윤 비대위 추대 파격 선택 강조
"정치 경험 없어 감당하지 못할 것" 비주류 '尹의 아바타 프레임' 우려

군에서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고(故) 홍정기 일병의 어머니 박미숙 씨가 15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국힘) 내년 총선을 책임지는 주역으로 등장했다. 국힘은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확정했으나 이를 이끌 수장을 두고는 여러 인물군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 장관이 있다. 다만 방법론을 두고 뚜렷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17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 여약사 대표자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장) 역할과 책임이 워낙 큰 상황이고 시기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장관 내정설에 대해선 "어떤 근거인지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친윤 주류 중심 비대위원장 맡아야

친윤을 중심으로 한 주류는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을 염두에 두고 있다.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전하고 있는 만큼 스타성과 화려한 언변으로 인지도를 높인 한 장관이 적임자라는 게 이유다. ▷높은 인지도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의 인기 ▷대야(對野) 전투력 ▷대통령을 향한 직언 가능 여부 등이 기용설에 덧보태지고 있다.

한 장관 비대위원장 추대파는 한 장관이 정치 경험은 부족하지만 위기 상황에선 오히려 '파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지금 위기의 여당에 필요한 것은 여의도 문법이나 정치 경험이 아니다"며 "정치권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적인 선택, 국회의원 기득권을 타파하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여당 핵심관계자 역시 "여의도 정치, 기성 정치에 대한 민심과 윤석열 대통령의 시선에 큰 차이가 없다. 정치경험이 없는 신선함으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오른 윤 대통령의 결단이 어느 방향을 향할지는 자명하다"고 한 장관 낙점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악역'맡기기 보다 선대위원장 역할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추대 반대쪽에선 수직적 당·대통령실 관계를 우려하며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대위원장에 발탁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치(선거) 경험 부족 ▷검사(檢事)정당 이미지 고착 ▷측근 발탁에 따른 부작용(여당-대통령실 관계 오염) 등이 낙점을 막는 이유로 거론된다.

또 비대위원장은 '인적쇄신'을 위해 악역을 맡아야 하는데 한 장관을 보호하고 미래 대권 후보로 커갈 수 있도록 선대위원장을 맡아 바람몰이의 주역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비주류와 외부에선 한 장관의 부족한 경륜으로는 총선이라는 무게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벌써 야권에서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에 '윤설열의 아바타'라는 프레임 공격이 펼쳐지고 있기도 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 "정치 경험이 많고 큰 판을 다뤄본 사람을 영입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야지, 윤 대통령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을 다시 당 대표로 만들어본들 그 선거가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정치를 한 번도 안 해봤던 사람이 갑자기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와서 뭘 할 수 있겠느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에 당내 일부 중진들은 다양한 경험이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비대위원장 경험이 있는 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 고문이나 정치적 경륜이 풍부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비대위원장을 맡고 한 장관은 선대위원장으로 활약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