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 2천명 증원으로 최상위권 대거 이탈 예상…입시 판도 대변화 예고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 의학 계열로 빠져나가
반수생, N수생도 덩달아 증가…의대 재도전 나서
지역인재 비중 증가하면…경쟁률 낮은 지역의대로 몰려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안을 발표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학원에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안을 발표한 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학원에 의대 입시 홍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25학년도 전국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천명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내년도 의대 입시 판도에 격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거세게 불고 있는 '의대 열풍'이 더욱 강해지고 N수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의대로도 수험생들이 대거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업계는 의대 입학 정원이 2천명 늘어나면 최상위권 학생들이 무더기로 의학 계열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입학 정원 증원 규모인 2천명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합격생의 78.5%를 차지하며, 이들이 대거 의대 진학 가능권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증원 규모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자연계(이공계 포함) 전체 모집인원 4천882명의 41.0%에 해당한다. 또 카이스트, 디지스트 등 5개 이공계 특수대 정원 내 모집인원 1천600명을 능가하는 규모"라며 "이들이 의대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해당 대학 중도탈락 학생이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수생과 N수생도 덩달아 증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2024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지방권 의대 합격생이나 상위권 학교 자연계열 합격생 일부도 내년도 의대 입시에 재도전하는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대 증원과 함께 정부가 지역인재전형 비중을 높이면서 의대 입시를 노리고 일찌감치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주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종로학원이 지방 의대 27곳의 2023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최종 등록한 합격생의 백분위 70%까지를 분석한 결과, 지방권 의대의 지역인재 선발 평균 합격선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기준으로 2.07등급으로 파악됐다. 학종 전국 선발전형의 평균 합격선은 1.38등급이었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관계자는 "지역인재전형 비율이 높아지면 초등학생 때부터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 2028학년도부터는 고교뿐만 아니라 중학교도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 나와야 지역인재전형 응시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각 지방 의대가 수시모집에서 지역인재전형을 주로 학생부종합전형과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한 점을 고려하면 고교 내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력한 '의대 쏠림' 현상에 이공계 이탈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잖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의대가 자연계열 우수학생들을 모두 끌어들이는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 국가 경쟁력 제고에 중요한 첨단산업 인재들이 부족해 산업계 곳곳에서 인력난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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