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李 위성정당 창당 만장일치 추인한 민주당의 낯 뜨거운 아부

더불어민주당이 6일 의원 총회에서 현행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비례 위성정당도 창당하겠다는 이재명 대표의 결정을 만장일치로 추인했다. 얼마 전까지도 위성정당 창당 불가 의견이 강력했는데 이렇게 표변(豹變)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다. 민주당 의원 75명은 지난해 11월 기존에 발의된 위성정당 방지 법안 7건의 주요 내용을 종합한 위성정당 방지법을 발의하고 당론 채택을 촉구했다. 대표 발의한 김상희 의원은 당시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해 어느 정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때는 무슨 생각으로 위성정당은 안 된다고 했고 지금은 무슨 이유로 된다고 찬성하는지 모르겠다. 이 대표의 결정에 반대했다가는 공천에서 탈락할까 두려워서인가.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이날 의원 106명이 낸 성명서로, "당 대표께서 최종적인 고뇌의 결단을 내렸다" "이 대표의 결단은 새로운 시작" "대표께서 큰 방향을 제시해 주신 만큼" 등 봉건시대 군주에 대한 충성 맹세를 연상케 하는 언사로 가득하다. 가히 '이(李)비어천가'라 할 만하다.

당내에서조차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고 민망해서 북한 같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김상희 의원도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성명서는 '민주당 의원 일동'으로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의원이 부정적 의견을 밝혀 106명만 이름을 올렸다고 하는데 그럴 만하다.

준연동형비례대표제와 위성정당의 폐해는 21대 총선에서 이미 증명됐다. 비례정당의 난립으로 투표용지가 역대 최장인 48㎝나 됐다. 유권자는 내 표로 누가 최종적으로 득을 보는지 알기 어려운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김의겸, 윤미향, 양이원영, 최강욱 등 자질을 의심받고 숱한 논란을 일으킨 인사들이 의원 배지를 달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런 저질 편법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결정이다. 민주당은 이를 만장일치로 추인하고 '고뇌의 결단'으로 치켜세운다. 낯이 화끈거리는 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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