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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물갈이 위한 물갈이 없었다…시스템 공천 효과일까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5일차 면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5일차 면접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 국민의힘 공천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대구경북(TK) 정치권을 초토화시켰던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도입된 시스템 공천이 핵심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기준 국민의힘 소속 TK 현역 25명 중 10명은 경선, 4명은 단수 추천을 받았다. 과반인 14명이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향후 현역이 포함된 단수·우선 추천 지역과 경선 지역이 추가로 발표날 수 있어 일각에서는 역대 최저 교체율을 기록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TK는 2008년 18대 총선 이래 매번 최소 10명에서 최대 13명이 컷오프 또는 불출마 형식으로 교체, 비율로는 평균 50% 안팎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최소 경선에 진출한 14명을 제외하면 컷오프 대상은 최대치로 잡았을 때 11명이다. 여기서 2명만 경선에 더 진출해도 교체율이 30%대 중반으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선 과거처럼 물갈이를 위한 물갈이가 사라진 것을 이번 TK 공천의 핵심으로 꼽는다. TK 정치권은 당 텃밭이라는 이유로 일방적인 컷오프와 내리꽂기 공천이 비일비재해 지역민의 원성을 샀다. 직전 2020년 21대 총선에서 발생한 '막장 공천', '호떡 공천'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수 또는 나이를 기준으로 한 일방적인 컷오프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 TK 3선 이상 중진 3인방의 경우 주호영(대구 수성구갑·5선)·김상훈(대구 서구·3선) 의원은 경선에 올랐고,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3선)는 단수 추천을 받았다. 대구와 경북에서 최연장자인 임병헌 의원(1953년생·초선)과 김석기 의원(1954년생·재선)도 나란히 경선에 진출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진박 감별사 논란으로 대표되는 계파 갈등과 공천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유승민 후보 수행단장을 맡았던 김병욱 의원(포항남구울릉·초선)이 경선에 오른 것이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이를 두고 김기현 전 대표에 이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영환 공관위원장이 공언한 시스템 공천이 효과를 내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공천이 처음 계획한 대로 원칙과 기준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불만족스러운 분들에 대해선 객관적 기준과 데이터, 점수를 가지고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나머지 현역 11명의 거취에 따라 공천 잡음이 발생할 수 있어 시스템 공천의 성과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역이 컷오프에 강하게 반발할 경우 이를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수용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시스템 공천의 진면목이 드러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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