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카페 민지(MZ)] 할머니 집 대신 읍천리 382로!…"누구나 편히 들르는 카페 되길"

빨간색 포니·노란 장판, 평상까지 정겨운 인테리어 소품 곳곳 가득
배불러도 더 먹으라는 할머니처럼 ‘1리터 미숫가루’ 엄청난 양 자랑
예천·김천·성주서 제철 과일 공수 지자체와 MOU ‘착한 가격’ 지켜

날씨가 추워도 매장 앞쪽에 자리한 툇마루는 인기 스팟이다. 마루에서 보이는 옹기종기 장독대와 리어카 풍경도 예술이다.
날씨가 추워도 매장 앞쪽에 자리한 툇마루는 인기 스팟이다. 마루에서 보이는 옹기종기 장독대와 리어카 풍경도 예술이다.

그런 날이 있다. 모든 걸 제쳐두고 할머니 집으로 도망가고 싶은 때. 바람 솔솔 들어오는 평상에 누워 할머니가 만들어 주는 미숫가루를 먹으면 그 어떤 시름도 싹 사라졌다. 그렇다고 2시간 남짓 걸리는 시골까지 가기에는 엄두가 안 난다. 그럴 때는 기가 막힌 차선책이 있다. 내비게이션에 '읍천리 382'를 찍어보라.

카페로 들어서면 노란 장판을 휘감은 평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그 옆으로는 살짝 기울어진 파라솔도 우뚝 섰다.
카페로 들어서면 노란 장판을 휘감은 평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그 옆으로는 살짝 기울어진 파라솔도 우뚝 섰다.

◆ 할머니~ 나 왔어! 맛있는 것 좀 만들어줘

읍천리 382 앞산 본점에 도착했다. 전국에 190여개 지점이 있다지만 1호점 만의 매력은 남다르다. 앞산점은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자동차 박물관에서나 볼 법한 빨간색 포니가 정겹게 서 있다. 카페로 들어서면 노란 장판을 휘감은 평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그 옆으로는 살짝 기울어진 파라솔도 우뚝 섰다. 날씨가 추워도 매장 앞쪽에 자리한 툇마루는 인기 스팟이다. 마루에서 보이는 옹기종기 장독대와 리어카 풍경이 예술이다.

이쯤 되니 "할머니~"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할머니는 없지만 친절한 직원들이 주문을 받는다. 메뉴판을 쭈욱 훑어보는데 배에서 울리는 배꼽시계. 할머니가 삶아주던 감자와 고구마가 생각나 구황작물빵을 시킨다. 구황작물빵은 종류도 다양하다. 감자, 고구마, 단호박, 밤. 그중에서도 단호박이 몸에 좋다며 찜기에 삶아 주던 할머니가 아른댄다. '이름만 그렇지 생긴 모습까지 그럴까' 별 기대 없이 기다리는데… 맙소사! 밭에서 방금 캤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놀라운 비주얼이다. 한입 베어 무니 갓 쪄낸 구황작물의 맛이 확 올라온다. 도우의 쫄깃쫄깃함에 씹을수록 고소하다.

읍천리 382의 '구황작물빵'. 할머니가 삶아주던 감자와 고구마가 생각나 구황작물빵을 시킨다. 그런데 맙소사! 밭에서 방금 캤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놀라운 비주얼이다
읍천리 382의 '구황작물빵'. 할머니가 삶아주던 감자와 고구마가 생각나 구황작물빵을 시킨다. 그런데 맙소사! 밭에서 방금 캤다고 해도 믿을 만큼 놀라운 비주얼이다
읍천리 382에는 식사 대용 샌드위치부터 심심한 입을 달랠 디저트류까지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 특히 샌드위치가 인기다. 청소년은 학교 마치고 야식 메뉴로, 바쁜 직장인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많이들 찾는다.
읍천리 382에는 식사 대용 샌드위치부터 심심한 입을 달랠 디저트류까지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 특히 샌드위치가 인기다. 청소년은 학교 마치고 야식 메뉴로, 바쁜 직장인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많이들 찾는다.

읍천리 382에는 식사 대용 샌드위치부터 심심한 입을 달랠 디저트류까지 다양한 메뉴를 자랑한다. 특히 샌드위치가 인기다. 청소년은 학교 마치고 야식 메뉴로, 바쁜 직장인은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많이들 찾는다.

◆ 할머니가 농사 지은거야? 진짜 신선해!

빵을 시켰으니 이번엔 음료를 살펴본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음료. 바로 '밭 시리즈'다. 딸기, 홍시, 바나나, 블루베리, 옥수수, 자두, 망고, 참외. 여러 가지 종류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그리고 이 '밭 시리즈'는 읍천리 382의 도농상생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읍천리 382는 예천 사과, 김천 자두, 성주 참외 등과 MOU를 맺었다. 경북 농가의 신선한 농산물들로 카페 메뉴를 탄생시킨 것. 여름 과일들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미리 수매를 해서 작업을 해놓고 공장에서 작업해서 넘겨주는 읍천리 382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 카페가 잘 되면 좋지만 농가도 함께 잘 돼야 좋다. 이런 마음으로 임했더니 손님들도 그 마음을 알아줬다. 바쁜 현대인들이 제철 과일을 먹기란, 그리고 내 지역 내 고장 과일을 먹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손님들의 허한 마음을 읍천리 382가 공략했다.

읍천리 382 인기 메뉴 '밭 시리즈' 중 김천 자두 라떼. 딸기, 홍시, 바나나, 블루베리, 옥수수, 자두, 망고, 참외. 여러 가지 종류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밭 시리즈'는 읍천리 382의 도농상생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읍천리 382 인기 메뉴 '밭 시리즈' 중 김천 자두 라떼. 딸기, 홍시, 바나나, 블루베리, 옥수수, 자두, 망고, 참외. 여러 가지 종류에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밭 시리즈'는 읍천리 382의 도농상생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읍천리 382는 예천 사과, 김천 자두, 성주 참외 등과 MOU를 맺었다. 경북 농가의 신선한 농산물들로 카페 메뉴를 탄생시킨 것. 여름 과일들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미리 수매를 해서 작업을 해놓고 공장에서 작업해서 넘겨주는 읍천리 382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
읍천리 382는 예천 사과, 김천 자두, 성주 참외 등과 MOU를 맺었다. 경북 농가의 신선한 농산물들로 카페 메뉴를 탄생시킨 것. 여름 과일들도 사계절 내내 먹을 수 있다. 미리 수매를 해서 작업을 해놓고 공장에서 작업해서 넘겨주는 읍천리 382화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

경북에서 직접 공수해온 과일이라 생각하면 가격대가 비쌀 것 같다. 하지만 읍천리382 메뉴는 가격 변동 폭이 적다. 여기에는 읍천리 382 전재목 대표의 특별한 경력이 한몫했다. 전 대표는 구미 칠곡 축협에서 5년간 하나로마트 농산팀장으로 일했다. 그래서 전 대표는 카페 메뉴를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은 품목으로 구성했다. 야채나 과일 등 가격 폭이 큰 상품이 아니다 보니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가격 조정이 거의 없다. 올해는 오히려 가격을 내린 상품도 있다고.

'밭 라떼' 시리즈를 찬찬히 살펴보는데, 자두 라떼가 눈에 띈다. 할머니가 만들어 주던 자두 주스가 생각난다. 할머니는 매해 여름이면 갓 수확한 자두를 씻어 믹서기에 갈아 주곤 했다. 미숫가루 다음으로 좋아하는 할머니 메뉴랄까. 할머니가 농사지은 과일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기대가 되는데… 자두 라떼를 마시곤 탄성이 나왔다. "이거 진짜 김천 자두 맞네!"

양도 어마어마하다. 육천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이렇게 많이 주면 뭐가 남나 싶다. 대접에 미숫가루를 듬뿍 퍼주던 할머니의 모습과도 오버랩 된다. 푸짐한 인심을 대구 도심 카페에서 느끼다니. 그저 어리둥절하다.

읍천리 382의 미숫가루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배부르다 소리쳐도 더 먹으라는 할머니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읍천리 382의 미숫가루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배부르다 소리쳐도 더 먹으라는 할머니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 할머니~ 뭐 이런걸 다 챙겨줘.

배가 불러오니 못 먹은 메뉴가 아쉽다. 미숫가루와 약과를 포장해 가기로 한다. "포장 메뉴 준비 다 됐어요" 직원이 웬 주머니 하나를 내민다. 뭐지 싶어 주머니 안을 살펴보니 1리터 통에 담긴 미숫가루와 반짝반짝 윤기나는 약과가 들어 있다.

집으로 돌아갈 때면 할머니는 뭘 그렇게도 바리바리 싸주셨다. 냉장고에 넣을 자리 없다는 말에도 기필코 손에 쥐여던 그 마음. 그리고 할머니는 외쳤다. "그 봉지는 버리지 말고 다음에 들고 와. 또 거기 먹을 거 담아줘야 하니께~"

읍천리 382 포장 용기는 여느 봉지와 다르다. 갈색 패브릭 소재로 신발주머니로도 활용 가능하다. 받는 사람도 기분 좋고 비닐이 아니다 보니 여러 번 사용 가능하고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읍천리 382 전재목 대표는 호불호 없는 카페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읍천리 382 전재목 대표는 호불호 없는 카페를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 "할머니 집이 과연 호불호가 있을까요?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 언제와도 편안한 공간. 저는 거기에 주목했습니다"

미숫가루와 약과 옆에는 신문지 하나가 깔렸다. 음식 샐까 봐 신문지를 켜켜이 쌓아주던 할머니의 마음이 또 한 번 오버랩 된다. 신문지를 펼쳐보니 '읍천일보'라고 적혀있다. 읍천리 382에서는 매달 소식지를 낸다. 이 소식지 안에는 인기 메뉴 소개부터 우수 가맹점 소식들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할머니~ 잘 먹고가~ 또 올게~" 읍천리 382를 나오며 속으로 되뇌인다. 읍천리 382도 아마 대답했으리라. "네 고객님! 손자를 아끼는 할머니의 마음으로 언제나 기다리겠습니다"

읍천리 382 전재목 대표
읍천리 382 전재목 대표

◆"호불호 없는 카페가 꿈"

"제 할머니 집이 딱 이렇습니다. 놀러 가면 이것저것 내주시고, 존재 만으로 힐링이 되는 곳. 할머니집 한번 다녀 가면 몇 kg이 그냥 확 찌잖아요. (웃음) 읍천리 382도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네요" 읍천리 382 전재목 대표가 활짝 웃는다. 그는 호불호 없는 카페를 차리고 싶었다고. "할머니 집이 과연 호불호가 있을까요? 누구나 좋아할 만한 메뉴, 언제와도 편안한 공간. 저는 거기에 주목했습니다"

읍천리382는 전국에 190여개 지점이 있다. 2020년 1월 대구 앞산 본점을 시작으로 그야말로 '프랜차이즈 성공신화'를 이뤘다. "성공신화라고 하면 쑥스럽습니다.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를 생각하고 가게를 오픈했어요. 그래서 메뉴도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했고요. 그리고 당시엔 배달 카페가 많지 않을 때지만 배달도 도전했어요" 전 대표가 창업을 했던 당시는 코로나 시국. 잘 되던 가게도 망하던 시기였지만 읍천리 382는 오히려 코로나 덕을 봤다. "오픈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졌었는데, 그 당시 배달 시장도 커졌거든요. 그래서 배달 카페를 노렸던 저희는 오히려 수혜를 입었죠"

그렇다고 여느 배달 카페나 프랜차이즈처럼 인테리어에 힘을 뺀 것도 아니다. 읍천리382는 카페 이름처럼 정겨운 레트로 인테리어로 공을 들였다. "배달 카페라고 안 예쁠 필요가 있나요? 저희는 배달도 하고 홀도 운영하고 두 가지에 다 공을 들였습니다"

손님을 향한 진실된 마음은 1호점 오픈 4년 만에 190여개 가맹점 오픈이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작년까지는 가맹공고도 낸 적이 없다. 창업 박람회도 올해 처음 참여했다고. 하지만 입소문이 무서운 법이다. 382호점까지만 내겠다는 생각으로 이름 지은 읍천리 '382'는 190개 가맹점으로 절반을 채웠다.

전 대표는 읍천리 382를 '일상 속에 녹아있는 카페'로 만들고자 노력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메뉴와 평범하게 찾아올 수 있는 편안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 도시와 농촌의 연결고리 역할도 앞으로 쭉 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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