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0년 중립 노선 스웨덴, 나토 합류 '서방 동맹으로'

신청 1년 9개월 만에 32번째 회원국…마지막 헝가리 최종 동의 확보
러시아 역외영토 고립 심화…30년 만에 나토 확장 '중대 분기점' 평가

[그래픽] 발트해 연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현황 (AFP=연합뉴스)
[그래픽] 발트해 연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현황 (AFP=연합뉴스)

스웨덴이 26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사실상 합류했다.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스웨덴의 나토 합류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됐다. 러시아도 나토의 북유럽 확장에 맞서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를 부활시키는 등 군사적 강화에 나서고 있다.

◆나토 가입 신청 1년 9개월 만에 합류

스웨덴의 나토 합류는 30개국 회원국 중 마지막 남은 헝가리의 최종 동의를 확보하면서 가능하게 됐다.

헝가리 의회는 26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본회의 표결에서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스웨덴은 나토 합류를 위한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를 확보했다.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신청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이날 헝가리 의회가 가결한 비준안은 라슬로 쾨베르 헝가리 대통령 권한대행 서명을 거쳐 '나토 조약 수탁국'인 미 국무부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후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초청으로 스웨덴이 나토 설립조약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공식 가입문서(instrument of accession)를 미 국무부에 기탁하면 모든 가입 절차가 끝난다.

스웨덴은 1814년 마지막으로 전쟁을 치른 이후 200년 넘도록 비동맹 중립 노선을 견지한 나라다. 하지만 스웨덴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같은 해 5월 200년 넘게 고수한 비동맹 중립 노선을 폐기하고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신청서를 냈다. 핀란드는 이후 약 11개월 만인 작년 4월 31번째 회원국이 됐다.

헝가리 의회가 26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안을 비준하고 있다. 이날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하면서 스웨덴은 나토 합류를 위한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헝가리 의회가 26일(현지시간) 부다페스트에서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안을 비준하고 있다. 이날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하면서 스웨덴은 나토 합류를 위한 30개 모든 회원국 동의를 확보했다. 연합뉴스

◆발트해서 러시아 완전 포위 형국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북유럽 안보 지형을 바꾸고 있다. 나토는 스웨덴을 동맹으로 품으면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발트해에서 러시아를 완전히 포위하는 형세를 갖추게 됐다.

발트해 연안에는 나토의 적국인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및 러시아 본토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접해 있다. 그중에서도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핵심 군사기지로 꼽힌다.

이곳과 인접해 있는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은 수년 전부터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를 배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안보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나토는 향후 스웨덴 동남부에 있는 고틀란드섬을 주축으로 러 위협에 맞선 방어선을 재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스웨덴은 이제 32번째 나토 동맹이 될 것"이라며 "스웨덴의 가입은 우리를 더욱 강력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환영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X를 통해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이제 나토의 안보를 위한 책임을 함께 공유할 준비가 됐다"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헝가리 의회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비준안을 가결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역사적인 날"이라며 "우리는 이제 나토의 안보를 위한 책임을 함께 공유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블링컨 미 국무장관 "푸틴의 전략적 참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스웨덴의 나토 합류를 확정 지은 데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적 참패(strategic debacle)'를 보여준 일이라고 평가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폴란드의 라도슬라프 시코르스키 외무장관과 회담하면서 모두 발언을 통해 스웨덴 나토 가입의 최종 관문이던 헝가리 의회의 이날 비준안 처리 사실을 소개하며 "상서로운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것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러시아에 안긴 전략적 참패를 다시 한번 분명히 보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나토는 최근 핀란드(작년 4월 가입)와 스웨덴의 가입으로 더 강력해지고 커졌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대러 항쟁을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단결하고 있으며, 유럽은 우크라이나에 비상한 연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도 군관구 부활 대응

러시아도 나토의 북유럽 확장에 대응하고 있다. 14년 전 폐지했던 모스크바·레닌그라드 군관구를 부활시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내달 1일 '모스크바 군관구'와 '레닌그라드 군관구'를 창설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까지 합류하면서 나토와 접한 러시아 국경선은 기존보다 2배가량 늘어나게 됐다.

모스크바 군관구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벨고로드, 브랸스크, 블라디미르, 보로네시, 이바노보, 칼루가, 코스트로마, 쿠르스크, 리페츠크, 모스크바, 니즈니노브고로드, 오룔, 랴잔, 스몰렌스크, 탐보프, 트베르, 툴라, 야로슬라블주(州)가 포함된다.

레닌그라드 군관구에는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카렐리아 공화국, 코미 공화국, 아르한겔스크, 볼로그다, 칼리닌그라드, 레닌그라드, 무르만스크, 노브고로드, 프스코프주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가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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