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유일 신생아집중치료센터 1일 구미 개소…"필수의료 인프라 불균형 해소"

구미형 신생아집중치료센터, 3월1일 개소
전문의 3명, 간호사 7명 24시간 교대 근무

29일 구미시 차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집중치료센터(NICU) 개소를 하루 앞두고 의료 시설과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전문의 부족과 경영난을 이유로 NICU를 운영하는 병원이 한 곳도 없었지만 이번 차병원 NICU 개소로 365일 응급분만이 가능하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들이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9일 구미시 차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신생아집중치료센터(NICU) 개소를 하루 앞두고 의료 시설과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전문의 부족과 경영난을 이유로 NICU를 운영하는 병원이 한 곳도 없었지만 이번 차병원 NICU 개소로 365일 응급분만이 가능하고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들이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 마음을 졸였던 구미지역 산모와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차의과대학 부속 구미차병원 신생아집중치료센터(NICU). 이곳은 미숙아 등 고위험 신생아가 입원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3월1일 본격적인 운영에 앞서 이날 구미보건소 관계자들이 구미차병원 NICU를 방문했다.

구미보건소 관계자는 "그동안 구미를 비롯한 경북 서부권에선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어 많은 산모들이 대구로 가야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며 "이제는 그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 신생아집중치료센터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2명, 산부인과 전문의 1명이 교대 근무를 하며 24시간 진료를 한다. 간호사 7명도 투입돼 상호 협조를 통해 체계적인 통합치료를 제공한다. 이들은 개소 전부터 학술 세미나에 참석하는 등 전문성을 높여 왔다.

또 인공호흡기, 인큐베이터(6대), 초음파기, 황달 치료기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구축해 최대 2주간 치료 받을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마련했다. 구미보건소와 구미차병원은 이곳에서 연간 150명 이상의 신생아가 치료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미 신생아집중치료센터에서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상태가 심각한 일부 신생아는 대구 등으로 이송해야 하는 한계는 있지만, 대다수는 대구까지 가지 않더라도 근처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비롯해 24시간 응급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하도록 산부인과 전문의도 있어 응급분만부터 치료까지 가능하다.

이날 30년 경력의 수간호사 윤영옥씨는 "4년 만에 신생아 중환자실 문을 다시 열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윤씨의 말처럼 구미차병원은 4년 전까지만 해도 NICU를 운영했었다. 경북 도내 모든 병원이 일찍이 NICU 운영을 중단할 때도 구미차병원은 끝까지 버티며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점차 소아청소년과 의사수급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구미차병원도 2020년 2월 이후 운영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병원은 아무리 고액 연봉을 제시해도 일할 의사가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신생아 응급치료 분야는 당직 근무가 필수인데 전문의가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과는 반대로 신생아 응급치료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구미시의 경우 2022년에 태어난 신생아 2천230명 가운데 고위험 신생아(조산아·저체중아 등)는 259명(11.6%)이나 된다. 고위험 산모의료비지원 대상자도 150명이다.

이에 구미시는 '구미형 신생아집중치료센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1월 구미시가 순천향대학 구미병원에 개소한 365소아청소년 진료센터의 영향이 컸다. 센터 개소 후 경북 서부권 시민들의 이용률과 만족도 등 효과가 높은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시는 구미차병원과 논의를 거쳐 인건비를 지원하고, 구미차병원도 중단됐던 신생아집중치료센터를 가동하기로 협의했다.

김재화 구미차병원 병원장은 "저체중 출생아 등 다양한 신생아 질환을 가진 중환아의 건강을 위해 최상의 진료와 간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신생아집중치료센터가 365소아청소년진료센터를 잇는 경북권역 필수 의료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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