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영화] 가여운 것들

요르고스 란티모스 신작…'여자 프랑켄슈타인' 완벽 소화한 에마 스톤

영화 '가여운 것들' 속 한 장면. 연합뉴스
영화 '가여운 것들' 속 한 장면. 연합뉴스

에마 스톤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가여운 것들'로 두 번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거머쥘 수 있을까?

스톤은 '좀비랜드', '이지A', '헬프',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크루엘라'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변신의 귀재로 통한다. 그는 데이먼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2016)에서 사랑에 빠진 배우 지망생을 연기해 첫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탔다.

그가 이 영화에서 소화한 역할은 '여자 프랑켄슈타인'이다. 빅토리아 시대 영국 런던 브릿지에서 귀족 여성 벨라(에마 스톤 분)는 만삭인 몸으로 다리에서 뛰어내린다. 이를 본 천재 외과 의사 갓윈(윌럼 더포)이 그를 살려내는데, 방법이 기괴하다. 벨라가 품은 태아의 뇌를 꺼내 그에게 이식하는 것이다.

갓 태어난 것과 다름없는 벨라는 인간처럼 보이는 어떤 생물에 불과하다. 육체는 성인이지만 정신은 한두살배기인 그는 갓윈으로부터 말과 글을 익히고 세상의 이치도 조금씩 깨친다.

그러나 갓윈은 실험의 성공에 고무될 새도 없이 벨라를 세상 밖으로 내보내게 된다. 벨라의 미모에 반한 변호사 던컨(마크 러팔로)이 그를 유혹하면서다. 벨라 역시 성적 쾌락에 눈을 뜨면서 던컨에게 관심이 생긴다.

영화의 상당 부분이 정사 장면으로 구성됐다. 스톤은 옷을 입은 것보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거나 반라인 채 등장하는 등 파격 노출을 감행한다.

어린아이가 속살을 보이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듯, 스톤은 자기 몸을 드러내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는 사람처럼 연기한다. 베드신도 수위가 높다.

한 여성이 남성 권력 사회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가는 여정에 관한 영화다. 아버지 격인 갓윈과 독점하고 싶어 하는 던컨 등 남자들의 소유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삶을 개척한다.

란티모스 감독 작품 특유의 괴이한 분위기와 판타지 같은 영상미가 눈길을 끈다. 흑백으로 시작한 화면은 벨라가 세상에 눈을 뜰수록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만큼 화려한 색감으로 변모한다.

이 영화는 조만간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13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3월 6일 개봉. 141분.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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