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LH 참여' 방촌가로주택정비 착공 3년 넘게 미뤄졌다

'공공' 참여 정비사업도 공사비 인상에 장기 표류…속 타는 고령 조합원
시공사, 공사비 150% 인상 요구…LH "올해 안에 시공사 재선정"

7일 오후 LH가 참여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인 상록수아파트와 상가 등이 텅 빈 채로 남겨져 있다. 구민수 기자
7일 오후 LH가 참여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장인 상록수아파트와 상가 등이 텅 빈 채로 남겨져 있다. 구민수 기자

전국적으로 공사비 인상에 따른 갈등이 속출하는 가운데 공공이 참여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도 인상 압박을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이 고령인 조합원들은 정부와 지자체를 상대로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7일 오후 찾은 대구 도시철도 1호선 해안역 인근 한 오래된 아파트. 입주민과 상가 상인들이 모두 빠져나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재건축을 위해 3년 전 이주가 시작되었지만 착공이 이뤄지지 않아 건물 전체가 텅 빈 채로 남겨졌다.

맞은 편에 호텔과 예식장이 있고 대로변에 자리 잡은 이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참여하는 '방촌가로주택정비사업장'이다. 1981년 지어진 상록수아파트와 상가 등 사업 면적 4천274㎡를 지하 2층~지상 14층, 154가구 규모의 신축 아파트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부분 고령인 조합원 53명으로 구성된 방촌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2019년 LH가 참여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장으로 선정됐다. LH 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의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사업절차를 간소화하고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에 속도가 붙으며 조합원 이주가 시작된 건 지난 2021년 6월부터다. 그해 사업시행계획인가도 완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줄 알았다. 문제는 지난 2022년 초 착공을 앞두고 시공사가 공사비 147억원 인상을 요구하며 불거졌다. 기존 공사비 300억원에서 447억원으로 150% 인상 요구였다.

결국 그해 9월 시공사가 사업 현장에서 철수했고 조합과 LH가 약 1년간 시공사를 찾아 나선 결과 지역 업체 여러 곳이 참여 의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총회를 앞두고 일부 조합원이 반대하며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했다. 3년 동안 착공이 지연되자 이주비와 사업비는 급증하고 조합원 모두 지쳐가는 상황이다.

조합원들은 정부와 지자체, LH를 상대로 대책을 요구하며 하루 속히 사업이 재개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는 "주민 이주 지연과 공사비 급등 등 어려운 사업추진 여건 속에서도 다수의 지역 건설사와 협상을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시공사를 다시 선정하고 조합원 분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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