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등으로 경선에서 이기고도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둘러싼 대구경북(TK) 민심의 여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 후보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를 맡고, 문재인 정권 당시 투쟁에도 앞장선 이력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TK 지지자들 사이에서 공천 유지→공천 취소로 입장을 바꾼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도 후보가 내놓은 사과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공천 유지를 결정한 지 하루만인 14일 밤늦게 결국 공천 취소를 결정했다. "사과문을 올린 이후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강성 지지자들 사이에선 도 후보 공천 취소를 주장한 당내 '전향' 인사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쏟고 있다.
'운동권' 출신 함운경 서울 마포을 국민의힘 후보(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는 14일 "말로만 사과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후보를 사퇴하는 행동으로 책임질 문제"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출신 김경율 비대위원은 앞서 지난 11일 비대위에서 "5·18 북한 개입설에 근거가 없다. 색깔론이고, (사과문도) 사과로 안 읽힌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도 후보에 대한 공천 재검토를 요청했다.
함 후보는 1985년 미국 문화원 점거 사건을 주도했던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을 대표하는 인물로 현재는 전향해 운동권 비판에 앞장서고 있다. 김 위원은 올해 초 TK 국회의원들을 향해 '(수도권 선거가 어찌되건) 본인의 선수(選數)가 늘어나기만을 바라는 분'이라고 비판하는 등 TK비하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산 바 있다.

도 후보 공천취소를 비판하는 이들 사이에선 "당에 기여한 것 하나 없는 이들이 국민의힘에서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있다", "지도부가 (전향한) 인사들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나"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도 후보 발언보다) 비대위원들의 자해행위가 총선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국민의힘을 탈당해서라도 찍어주겠다" 등 다양한 비난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선으로 후보 됐으면 다음 판단은 국민에게 맡겨야지 무슨 공당 공천이 호떡 뒤집기 판도 아니고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 일부 영입 좌파들에 언쳐서(얹혀서) 우왕좌왕 하는 정당이 되어 버렸는데 우리가 투표 할맛 나겠나?"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지난달 말 "얼치기 좌파 출신이 전향했다고 하면서 우파 행세하는 자들은 아무리 우리편에 왔더라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급기야 한 위원장이 15일 호남을 방문해 도 후보 공천 취소를 상기시키며 "저와 국민의힘이 5·18 민주화항쟁을 어느 정도로 존중하는지 선명하게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며 "광주와 호남의 마음을 얻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 발언을 두고, 강성 지자자들 사이에선 "(도 후보 공천취소를) 전리품으로 넘겼다"는 말까지 나온다.
신평 변호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5·18 민주화운동이 호남 지역민들에게 남긴 메꿀 수 없는 상처도 절실히 이해한다"면서도 "그런데 반대쪽의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위대한 근대화의 업적을 기리고, 그 따님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애끓는 심정과 정서는 왜 도외시되어야 하는지 야속하기만 하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도 후보 공천 취소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TK 전체 민심은 아닐 것"이라면서도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가진 TK 유권자들 입장에선 당내 전향 인사들이 도 후보 사퇴 주장에 앞장섰고, 호남 표를 얻기 위해 도 후보 공천을 번복한 것처럼 비춰진다는 점에서 매우 섭섭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했다.
자유대한연대는 15일 도 후보 공천 취소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연대는 "도태우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않는 언행을 해서 공천을 취소했다는데, 도대체 그 '국민 눈높이'라는 것이 좌파 눈높이를 말하는 것인가"라며 "(공천 취소는) 대구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자유우파국민 수백만표를 잃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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