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돈 수십억 훔쳐 도박에 쏟아부었다"…7년 함께한 통역사 해고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팀 코리아와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미국 프로야구(MLB) 서울시리즈 연습 경기.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더그아웃에서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와 태블릿 PC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전속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을 위해 오타니의 돈을 훔쳐 구단에서 해고됐다.

20일(현지시간) LA타임스는 "오타니의 변호사들이 불법 사이트 조사 중 오타니의 이름이 드러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미즈하라를 비난하며 이같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 사건에 연루된 자금이 수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날 다저스팀 대변인은 미즈하라를 해고했다고 말했다. 로펌 웨스트할리우드의 버크 브레틀러는 성명을 통해 "최근 언론 조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발견해 당국에 사건을 넘겼다"고 밝혔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통역을 위해 이번 서울 방문에도 함께했으나 오타니의 개인 자금까지 유용했다는 혐의가 불거지면서 조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미즈하라와 관련됐다고 알려진 인물은 LA 오렌지 카운티 주민인 매튜 보이어로 미 검찰은 매튜가 수백만 달러 규모의 불법 스포츠 도박판을 벌였고, 수사를 통해 전 마이너 리그 야구 선수 웨인 닉, 다저스 출신 야시엘 푸이그 등을 포함해 12명이 연루됐다고 봤다.

수사 당국은 해당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위해 매튜의 자택을 급습하기도 했다. 다만 매튜 측 변호사 다이앤 베스는 "그가 범죄 혐의로 기소되진 않았다"며 "오타니와 만나거나 대화하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어떤 식으로든 접촉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MLB 도박 정책상 모든 선수, 심판, 클럽이나 리그 임원 또는 직원이 야구를 포함해 모든 스포츠에 베팅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불법 도박 행위에 대한 처벌은 MLB 규칙으로 명시돼 있지 않지만 "행위의 사실 여부와 상황에 비추어 적절하게 판단해 처벌한다"는 입장이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와 그의 일본 팀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미국 선수들의 영어 통역사로 일하면서 인연을 맺었으며 2017년 말 다저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그의 개인 통역사가 됐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MLB 경기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까지 함께하며 가족과 같은 동반자로 꼽혔다. 지인들도 "두 사람이 서로 떨어져 있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다"고 증언할 만큼 친밀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오타니가 최근 MLB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도 오타니 부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전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도 모습을 드러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