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분별한 할인분양 ‘민-민 갈등’ 폭발... 수성구 후분양 단지 후폭풍 여전

새롭게 등장한 분양대행사 판촉 활동…기존 입주자 반발

20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곳곳에 '가압류 중으로 중도금·대출 등기가 불가능하다', '향후 20%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구민수 기자
20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곳곳에 '가압류 중으로 중도금·대출 등기가 불가능하다', '향후 20%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구민수 기자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공개매각 절차를 밟게 된 대구 수성구 후분양 단지의 후폭풍이 여전하다. 새롭게 등장한 분양대행사의 판촉 활동이 기존 입주자와의 '민-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20일 오후 찾은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에는 아파트 출입구마다 출입금지 안내문과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아파트 곳곳에 '가압류 중으로 중도금·대출 등기가 불가능하다', '향후 20%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신세계건설이 지은 후분양 단지인 빌리브 헤리티지는 1천400억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해 공개매각 절차를 밟았다. 전체 146가구 가운데 25가구만 분양됐고 121가구가 공매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0일 5회차까지 이어진 입찰에도 2가구만 낙찰됐다. 당시 낙찰 가격은 기존 분양자가 납입한 금액과 비교하면 최소 3억원 이상 할인된 금액이었다. 2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119가구는 모두 유찰돼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전체 회차가 유찰될 경우 최종 차수 최저입찰금액 이상으로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20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곳곳에 '가압류 중으로 중도금·대출 등기가 불가능하다', '향후 20%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구민수 기자
20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곳곳에 '가압류 중으로 중도금·대출 등기가 불가능하다', '향후 20%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구민수 기자

문제는 지난 11일쯤 분양 대행업체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불거졌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들은 인근 부동산 업체를 통해 할인분양이라는 명목으로 수의계약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며 판촉 활동을 벌였다. 급증한 방문자들이 소음 등 생활 불편을 일으키자 주민들은 이른바 '구경하는 집'이 있는 아파트 로비에서 보초를 서며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아파트 단지는 출입하려는 사람과 입주자들의 실랑이가 일상이 됐다. 이날도 아파트를 보러 왔다는 사람이 출입을 시도하자 입주자들이 막아서며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경찰까지 출동했다. 출입을 둘러싼 마찰로 경찰이 출동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입주자들은 "시시때때로 위험하고 험악한 분위기 형성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입주자들은 아파트에 대한 가압류도 20일 신청했다. 입주자들은 분양 가격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유리하게 소급적용한다는 특약 조건에 따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성엽 입주민 비상대책위원장은 "막무가내로 소급적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한 대로 분양대금을 환불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출입구마다 출입금지 안내문과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구민수 기자
20일 오후 찾은 대구 수성구 수성동4가 빌리브 헤리티지 아파트 출입구마다 출입금지 안내문과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구민수 기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