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스크바 테러 사망자 140명 대로 늘어…푸틴 24일 '애도의 날' 선포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한 후 시민들이 슬픔에 잠겨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한 후 시민들이 슬픔에 잠겨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 외곽에 있는 대형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과 방화 테러로 숨진 사망자 수가 140명대로 늘었다. 수천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추가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 역시 큰 상황이다.

안드레이 보로비요프 모스크바 주지사는 23일 성명을 내고 "작업이 적어도 며칠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소방·구조인력 719명이 사건 현장에 투입돼 구조물 해체와 인명 수색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로비요프 주지사는 "테러 장소인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중에서도 콘서트홀이 화재로 완전히 소실되는 등 피해가 집중됐다"며 "남은 천장 부분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보로비요프 주지사는 사망자 유족에게 300만루블(약 4천383만원)을 위로금으로 지급한다고 밝혔다. 입원 환자에게는 100만루블(1천461만원), 외래 치료를 받는 경상자에게는 50만루블(730만5천원)을 각각 지원한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인 마르가리타 시모냔은 이날 텔레그램에서 현재까지 143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 소식을 전했다. 모스크바에 있는 혈액센터에는 혈액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헌혈에 나선 시민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체포된 테러 용의자들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아 범행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검거된 테러범 중 1명은 당국의 신문 과정에서 "지시자가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진술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으며, 지난 4일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테러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24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잔혹·야만적 테러를 사주한 이 누구든 처벌받을 것"이라며 모스크바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로 도주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테러 당시 상황이 담긴 여러 영상이 퍼졌다. 최소 4명 이상의 무장 괴한이 모스크바 북서부의 '크로커스 시티홀'이라는 대형 공연장에 들이닥쳐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장면이다.

총격은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 벌어졌고, 생존자들은 총알이 '빗발치듯 쏟아졌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던 음악 프로듀서 알렉세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록 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자리에 앉으려 하던 참에 총 소리와 수많은 비명을 들었다"며 "나는 그것이 자동 소총 소리라는 것을 즉시 깨달았고 이것이 최악의 테러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연장 전체가 극심한 패닉 상태에 빠졌다며 "사람들이 먼저 도망치기 위해 서로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