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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미나리삼합단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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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구 논설위원
김병구 논설위원

특유의 진한 향과 아삭아삭한 식감, 미나리. 봄의 맛이다.

요즘은 대구 팔공산을 비롯해 가창, 청도, 경산, 경주, 영천 등 대구경북 어디서나 삼겹살에 얹어 맛볼 수 있다. 그것도 산지 비닐하우스 안에서.

미나리 철, 소비자들은 나들이 겸 '미나리삼겹살'을 즐기지만, 미나리 산지 인근 음식점은 죽을 맛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경기로 평일 장사가 잘 안 되는 마당에 미나리 철엔 주말과 휴일마저 비닐하우스에 손님을 모두 뺏기기 일쑤다. 그나마 예전 두 달가량이던 미나리 철이 겨울(저온) 미나리까지 합세, 12월부터 4월까지 제철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

요즘 '미나리삼겹살하우스'는 미나리와 삼겹살 외에도 의자와 탁자, 술과 음료, 환풍기, 신용카드 결제기까지 갖춰 갈수록 대형화하고 있다. 이 영업은 불법이다. 환경, 농지, 세무 등 관련 법 준수가 쉽지 않아 영업허가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나리 농민들도 항변한다. 지구온난화로 겨울 날씨가 오락가락한 탓에 서리를 통한 자연 저온처리가 제대로 안 돼 작황이 갈수록 준다는 것. 미나리 산지가 분산되면서 택배 매출도 줄고, 비닐하우스 영업조차 못 하는 농가는 판로가 막혀 울상이다.

미나리 비닐하우스 불법 영업이 10년가량 지속되면서 곳곳에서 지방자치단체를 향한 불만이 속출한다.

최근 한국외식업중앙회 소속 대구 각 상인연합회는 동구청 앞에서 미나리 비닐하우스 영업을 규탄하는 집회까지 열며 강하게 항의했다.

미나리 농민과 음식점 상인이 상생하는 방법은 없을까.

미나리 산지와 인근 음식점이 협약을 통해 미나리 판로와 메뉴를 구축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일정 설비를 지원해 만드는 '미나리삼합단지'는 어떨까.

예를 들면 팔공산 지역 음식점 대다수가 팔공산 미나리를 구입, 미나리와 삼겹살에 조개 관자를 얹은 '미나리삼합'을 개발해 판매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겠다. 이 미나리삼합은 삼겹살 대신 쇠고기, 조개 관자 대신 팔공산 송이를 더한 고급 메뉴도 추가할 수 있지 않을까. 해당 지역 미나리작목반, 상인연합회, 지방자치단체 등 3자가 머리를 맞대 미나리 비닐하우스 불법영업을 근절하면서 농민과 상인이 공존할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 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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