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트로이 목마’ 李·曺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기원전 13세기. 트로이는 난공불락의 성(城)에 기대 그리스군의 공격을 약 10년간 막아 냈다. 이에 그리스군은 '트로이에 선물을 바치겠다'며 거대한 목마(木馬)를 제작해 트로이성 앞에 놓아 두었다. 갑론을박 끝에 트로이 시민들은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놓았다. 선물이라고 믿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이 되자 목마 안에 숨어 있던 그리스군이 나와 성문을 열었고, 트로이는 멸망했다. 작금의 대한민국 총선 상황이 '목마'를 성안으로 들인 트로이 시민들의 꼴과 닮았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온갖 정의로운 척을 했지만 '조로남불'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언행이 달랐다. 검찰 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며 검찰 개혁을 주장하지만 그와 그의 가족에게 줄줄이 유죄 선고를 내린 것은 검찰이 아니라 법원이었다. 그의 검찰 개혁 운운은 결국 법질서를 허물려는 '트로이 목마'나 다름없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으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황운하 후보가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것, 말로는 '안타까운 다단계 피해자들을 보살피겠다'면서 실제로는 다단계 범죄 피고인들 편에 서서 돈을 쓸어 담은 박은정 후보의 남편, 미국을 그렇게 욕하면서 자기 아들은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인이 되도록 했던 김준형 후보 등 조국당 후보들과 가족이 쏟아 내는 말은 '선물'로 위장한 트로이 목마에 다름 아니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대표의 쌍욕과 범죄 혐의는 '월드 클래스'니 말할 것도 없다. 대학생 딸을 자영업자로 꾸며 혜택이 큰 사업자 대출을 받아 고가 아파트 구입비에 쓴 자, 자식들에게 거액의 부동산을 증여한 자들,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교사 시절 국민학생과 성관계를 가졌을 것이라는 자, 이화여대 초대 총장이 여대생들을 미군들에게 성 상납했다는 자, 더불어민주연합의 종북 세력들…. 이들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대한민국의 '트로이 목마'가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은 입시 비리를 저지르거나, 자식에게 거액의 부동산을 증여하거나, 종북 세력이 되거나, "누가 초등학생과 성관계했다"고 막 내지르면 된다. 그러면 환호하고 표를 준다. 트로이 시민들은 목마에 환호한 대가로 능욕과 죽임을 당했다. 스스로 죽을 길을 택했는데, 어떻게 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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