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점입가경 세상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킨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퇴임하면 잊혀지고 싶다"고 했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총선판에 등장해 "70평생 지금처럼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윤석열 정부를 공격했다. 소가 웃을 일이다.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호언하다가 퇴임 직전, 대국민 사과를 했던 사실마저도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문 전 대통령의 총선 등판은 문재인 정권 5년의 기억을 되살려냈다. '소득주도성장'으로 소상공인들을 결딴내고 '조국 사태'로 온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친중·친북 노선으로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고 종전 선언에 집착한 실정을 설마 잘했다고 여기는 것일까?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던 문재인 정부 당시 대학생 딸을 동원, 사업자대출 명목으로 새마을금고에서 11억원을 대출받아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농락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파렴치한 행각이 드러났다. 궁지에서 벗어나려고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을 갚겠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아파트를 팔아 대출금을 상환한다고 '대출 사기'라는 범법 행위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양 후보의 수법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판박이다. 조 대표는 '조국 사태' 당시 기자회견을 자청, 딸 조민이 서울대·부산대로부터 받은 2천여만원에 이르는 장학금은 물론, 부인의 사모펀드, 가족이 운영하던 웅동학원 등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4년 7개월이 지났지만 그 어느 것도 이행하지 않았다. 웅동학원 이사장인 그의 모친의 임기는 2027년까지 연장됐다. '자신의 거취와 상관없이 해야 할 도리'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조 대표 같은 범죄자들이 정당을 급조, 신장개업 식당처럼 고객을 유인하고는 '먹튀'하는 모양새다. 1,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감옥 갈 준비를 하고, 구속 수감된 전 야당 대표는 옥중 창당·출마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 전날까지 재판을 받기 위해 재판정에 출석한다. 유죄 확정을 앞둔 범죄자와 여러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피고인이 사법 시스템을 부정하면서 정권을 심판하겠다고 큰소리치는 기가 막히는 선거판이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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