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야 '187석 칼자루' 휘둘렀다간…21대 국회처럼 역풍 불 수도

[총선 후 정국 기상도] 채상병·김건희·한동훈 딸… 현 정권 겨냥 특검법 정조준
민주·조국당의 ‘데드덕 구상’
‘20년 집권론’ 입법독주 결과 2년 뒤 정권 재창출에 실패
다수 의석 횡포에 대한 심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22대 총선 당선인들과 현충탑 참배를 위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왼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12일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현충탑 참배를 위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22대 총선 당선인들과 현충탑 참배를 위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 왼쪽)/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12일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함께 현충탑 참배를 위해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주축이 된 187석의 범야권이 '특검 정국'을 시작으로 22대 국회 주도권을 움켜쥘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각종 특검법으로 정부·여당을 강하게 압박하며 '강공 모드'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의석 우위에 기댄 공세 일변도로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21대 국회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음도 울린다.

범야권은 4·10 총선 승리를 명분으로 각종 특검법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단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예정된 내달 2일 '채상병 특검법'을 상정, 단독 표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특검과 함께 국정조사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사건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출국 관련 의혹을 수사할 '이종섭 특검법'도 동시 처리할 수도 있다고 거듭 예고하는 중이다.

이밖에도 현 정권을 겨냥한 특검법이 잇달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딸의 논문표절 의혹 등이다.

특검법을 고리로 한 야권의 강공 모드는 원내 3당으로 '깜짝' 등극한 조국혁신당의 존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중 정당인 민주당과 좌 성향의 조국혁신당은 양당 간 공조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데드덕(dead duck)을 현실화시킬 구상을 가감없이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와 당선인들은 15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해 정부·여당 견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만의 성공에 그친 게 아니다. 정권 심판의 바람을 일으켰고 범야권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며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조국혁신당이 집단지성으로 새로운 정당의 리더십과 문화를 보여줬듯이 한국 정치를 바꾸고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조 대표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의 기대가 우리가 가진 역량보다 훨씬 더 크다"며 "그래서 어깨가 무겁다. 많은 조언을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수 의석을 바탕으로 한 입법 독주는 현 21대 국회에서 그 결과가 증명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2020년 21대 총선에서 승리했던 민주당은 집권여당으로서 '20년 집권론'을 꺼내 들며 강공 일변도로 정국을 운영했지만 2년 뒤 2022년 대선에서 패하며 5년 만에 정권을 내줬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총선 민심을 명분으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완전히 굴복시키려는 것 같다. 살아있는 권력을 겨냥한 여러 특검법을 추진하는 것이 그 수단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생 경제와 같은 일반 국민의 최대 관심사를 외면한 정쟁 위주의 강공 모드로는 즉각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대선 때 여대야소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내준 것은 다수 의석의 횡포에 대한 민심의 심판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