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고무신 대신 현금 25만원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지금이 코로나19 사태 때와 같이 온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할 정도의 국가 재난 상황인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묻고 싶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이 대표는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 그는 느닷없는 이 공약으로 적잖은 정치적 이득을 챙겼다.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려면 13조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미 올해 예산의 4.4%에 해당하는 29조원을 국채 이자 갚는 데 써야 할 만큼 재정 상황은 악화돼 있다. 무엇보다 25만원의 지원금이 민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인지부터 미지수다. 물가고가 심각한 상황에서 현금 살포는 서민 경제에 도움을 주기보다 인플레를 유발해 도리어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세상에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이나 되는 현금을 준다는 데 거부할 국민은 없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20년 "30만원 정도는 50번, 100번 지급해도 국가 부채 비율이 100%를 넘지 않는다. 통계와 숫자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에 지나지 않는다"며 문재인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공언과 달리 국가 부채는 2018년 600조원대에서 문 정부가 끝난 시점인 2022년 400조원 더 늘어난 1천67조4천억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는 문 정부의 재난지원금 살포가 한몫했다. 2020년 4월 총선 직전 1인당 30만원, 가구당 100만원씩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것을 시작으로 5차례에 걸쳐 100조원에 가까운 재난지원금이 뿌려졌다.

이 대표도 2023년 세수 부족으로 60조원대의 재정 적자를 기록한 국가 재정 상황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25만원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도 않은 채 '현금 지원'을 영수 회담 의제로 제시하겠다고 한다. 이 대표는 '고무신'으로 표를 사던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것일까. 이 대표는 총선 때 "자칫 잘못하면 아르헨티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의 추락은 '검찰 독재'가 아니라 포퓰리즘 때문이었다.

서명수 객원논설위원(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diderot@naver.com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지지율 열세를 겪고 있는 국민의힘에서 내부 분열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대장동 사건 국정조사 요구 속에 당의 단합이 요...
정부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단과 650억달러 규모의 외환 스와프 거래를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기금운...
과잉 진료 논란이 이어져온 도수치료가 내년부터 관리급여로 지정되어 건강보험 체계에 편입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 의료계는 반발하고 있다. 50대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