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12사단에서 최근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숨진 훈련병 사건과 관련해 군 장병 무보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군 장병 부모 50여명과 군인권센터는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방부는 연이어 일어난 참담한 사고에 책임지고 모든 군병과 부모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은 분명한 진상규명에서 출발한다"며 "경찰은 가해자들의 신병부터 확보한 후 부대 관련자와 의료기관 등을 상대로 면밀한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난 2022년 11월 육군 12사단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사망한 김상현 이병의 아버지 김기철씨도 참석했다.
김씨는 "아들을 잃었는데 또 이런 소식을 들어 허탈하다"며 "우리 아이들 좀 그만 죽여라"라고 호소했다.
이어 "육군이 아지곧 순직인지 아닌지 결정해주지 않아서 아들은 1년 6개월째 국군 수도병원의 차가운 냉동고에 얼려진 상태로 놓여있다"며 "아들이 떠난 뒤에도 자살 미수 사건과 사망 사건이 또 있었다. 무슨 염치로 자식들을 군대로 보내라는 통지서 쪼가리를 보내느냐"며 격분했다.
최근 사망한 훈련병의 동기 아버지도 편지에서 "왜 아들에게 얼른 군대에 다녀오라고 말했는지 죽을 때까지 후회될 것 같다"며 "수료식에서 어떻게 아들의 얼굴을 볼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데려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을 키워 군대를 보내니 동기가 가혹행위로 죽었다는 고통의 기억을 평생 안고 살게 해 너무 한탄스럽다"고 털어놨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번 죽음의 원인은 명백한 가혹행위, 즉 고문"이라며 "경찰은 훈련병을 사망에 이르게 한 중대장 등 관련자들을 긴급체포하고 구속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에 있는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오후 5시 20분쯤 군기 훈련을 받던 훈련병 1명이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은 사망한 훈련병에게 완전군장 상태로 구보(달리기)와 선착순 달리기를 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 군기훈련 규정에는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시킬 수 있게 돼 있다.
군 당국은 해당 사건을 관할 경찰인 강원경찰청으로 이첩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군기 훈련을 지시한 중대장 등 간부 2명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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