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설 자리 잃는 자영업자… 은행 연체율 급등·저축은행 대출은 빗장

1분기 국내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0.54%

9일 서울 시내 한 폐업 상점에 각종 고지서가 쌓여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합뉴스
9일 서울 시내 한 폐업 상점에 각종 고지서가 쌓여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연합뉴스

고물가와 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이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은행권의 자영업자(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저축은행에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저신용자 대출에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54%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12월(0.6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직전 분기(0.48%)보다 0.06%포인트(p) 상승했고,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저점을 찍은 2021년 4분기 0.16%보다는 3배 이상 올랐다.

고물가, 고금리 장기화로 부채 상환이 어려워진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와중에 1금융권 이용이 어려운 취약차주에 대출 공급 기능을 하는 저축은행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8조4천억원으로 전년(약 23조4천200억원) 대비 5조원가량(21%) 감소했다.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하는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은 감소하거나 아예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기준 신용점수 501∼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수는 11개사로 지난해 1분기(17개사)보다 6개사 줄었다. 같은 기간 5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 민간 중금리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은 4개사에서 0개사로 사라졌다.

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기 등의 여파로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는 추세다. 저축은행업권의 경우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탓에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여수신을 모두 줄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영세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매출 감소 폭이 커지면서 개인사업자들 간 양극화가 진행 중이라고 판단하고, 서민·자영업자에 대한 금융지원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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