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지역과 관련된 지표는 암울하다. 특히 대구는 경제활동 참가율부터 가사 분담 비율, 근로여건 만족도 등 대부분 지표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경제활동 참가율 대구 58%, 전국 66%
대구 지역 20대 청년 가운데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청년의 비율은 전국에서도 낮은 편이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이다.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일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해 해당 지역의 노동시장이 건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대구의 20~29세 청년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57.9%(26만4천명 중 15만3천명)로, 전국 평균(65.8%)을 밑돌았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4번째로 낮고, 특별·광역시 중에선 광주 다음으로 저조하다.
같은 연령대의 수도권 경제활동 참가율(서울 66.4%, 인천 68.3%, 경기도 72.1%)과 비교했을 때 격차는 더 벌어졌다.
평균 임금과 근로 여건 역시 대구는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동북지방통계청이 지난 5월 발표한 '시·도 간 지표 비교로 살펴본 대구경북 변화상'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의 상용근로자 월 평균 임금은 334만원으로, 전국 평균(384만원)에 비해 50만원이 적었다. 8곳 특별·광역시 중에선 꼴찌를 차지했다. 같은 해 대구 근로자의 근로여건 만족도는 28.8%로,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5인 미만 사업장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고 청년들이 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부족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통계청의 전국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사업체 613만9천899개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86.6%(531만4천251개)다. 대구의 5인 미만 사업장 비율은 87.8%로 1.2포인트(p) 더 높았다. 반면 1천명 이상 기업 비율은 전국 0.014%에 비해 대구는 0.008%로 낮은 편이다.
심순경 대구청년유니온 비상대책위원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고, 연이은 경쟁 속에서 계속된 무력감에 취업 의지를 잃고 그냥 쉬는 청년들이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구의 경우 제조업 중심 산업의 쇠퇴도 문제지만,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5인 미만 사업장 비율이 높다는 점도 문제"라며 "소규모 사업장은 임금 협상 체계가 미흡하고, 폭언이나 갑질을 당해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대상에서 제외돼 피해를 구제받기 힘들다.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저출생‧지역 이탈로 이어지는 가부장적 분위기
지역 특유의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대한 토로도 많았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가사분담실태 항목을 보면, '가사 분담을 누가 더 많이 하느냐'는 질문에 '아내가 더 많이 분담한다'는 응답한 비율이 2022년 기준 대구는 82.6%로, 10년 전인 2012년과 마찬가지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하는 비율은 대구가 14.4%로 2012년보다 3.8%포인트(p) 늘었지만, 전국 평균 증가 폭(5.0%p)에 비해선 작았다.
지난해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에서 진행한 '대구 지역 청년세대의 젠더인식 실태 및 대응방안' 조사에서도 19~24세 여성 청년의 76.1%가 '가사노동 및 돌봄'이 여성에게 불평등하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25~29세 81.5%, 30~34세 90.5%로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가족관계에 만족하는 정도 또한 낮은 편이다.
가족관계만족도는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와 '약간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을 합한 것으로, 2022년 기준 대구는 응답자의 59.6%만이 가족관계에 만족했다. 이는 17개 시도 가운데 뒤에서 두 번째로 낮은 비율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결과적으로 출산율 저하와 청년 지역 이탈을 가속할 우려가 있다.
합계 출산율은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데,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서 대구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전국 기준 14위, 특별·광역시 기준 5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층(19~39세) 순유출자 수 역시 대구는 6천225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았고, 특별·광역시에선 두 번째로 많았다.
남은주 전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아들은 대구경북 여자와 결혼시키고, 딸은 서울 남자와 결혼시키겠다는 말이 있다. 서울 남자는 사근사근하고 가사노동 분담 비율이 높을 것이며, 대구경북 여자는 가사노동 분담 등에 있어 다른 지역 여자들에 비해 수더분할 것이라는 기대를 내포한다"며 "하지만 지역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기대에 대한 반감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지역을 떠나거나 아예 결혼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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