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제 안보 위협하는 北 러시아 파병, 국제 공조로 단호히 대응해야

한반도가 위태롭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派兵)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는 불법 참전이며, 국제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행위다. 북·러의 군사적 밀착(密着)은 북한이 남북 연결 도로와 철도를 폭파하는 등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사태와 맞물려 더욱 우려스럽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1만2천 명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하고, 병력 이동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북한의 파병은 국제법에 어긋난다. 유엔총회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즉각적인 철군(撤軍)을 결의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같은 해 3월 전쟁 범죄 혐의로 푸틴 대통령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따라서 북한의 파병은 국제 사회를 향한 도발이다.

지난 6월 북한과 러시아는 '군사 동맹 조약' 복원에 합의했다. 새 조약에는 한쪽이 침략당하면 다른 쪽이 군사 원조 등 필요한 지원을 하는 '유사시 자동 개입 조항'이 있다. 이번 파병은 북러 조약 이후 나온 조치여서 대한민국 안보에도 큰 위협이 된다. 러시아 외교부는 평양 상공에 나타난 무인기에 대한 사실 확인도 않고 "한국의 도발적 행동"으로 단정하면서 "북한이 침략당하면 군사 원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서울 작전 지도를 펴놓고 "주권을 침해하면 물리력을 거침없이 사용하겠다"고 협박했다. 최선희 외무상은 20일 한미일 주도의 새 대북 제재(對北制裁) 감시 체제인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출범에 대해 "가담한 나라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북한의 안보 위협에 단호해야 한다. 굳건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공조가 해법이다. 또 MSMT 활동 지원 등 국제 사회와 협력, 북러의 군사적 도발(挑發)을 억제해야 한다. 20일 국회 국방위·외교통일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하며 국회 차원의 대북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야당은 즉각 동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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