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미분양 사태로 촉발된 아파트 할인분양 갈등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12민사부(부장판사 채성호)는 신세계건설이 지은 대구 수성구 후분양 단지인 빌리브헤리티지 분양자 34명이 신탁사인 교보자산신탁과 시행사인 그라운드디홀딩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시행사인 그라운드디홀딩스가 원고들에게 할인분양으로 발생한 차액 68억9천761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준공된 대구 수성동 4가 빌리브헤리티지는 전체 146가구 가운데 25가구만 분양됐다. 나머지는 공개 매각 절차를 거쳐 기존 분양가보다 최소 3억원 이상 할인된 금액으로 새 주인을 찾았다.
수분양자 25가구는 분양 가격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소급 적용해야 한다며 올해 2월 시행사와 신탁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입주자들은 분양 가격이 변경되면 기존 계약자에게도 유리하게 소급적용한다는 특약 조건에 따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피고 측은 "시행사가 분양을 촉진하기 위해 결정하는 할인분양과 공매는 분명하게 구별되는 별개의 절차"라며 변경된 분양가격을 기존 분양자에게 소급 적용할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매와 분양 절차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변경된 분양 가격 조건이 매수인들에게 유리하다면 그 변경의 절차, 방법, 경위, 내용 등을 불문하고 약관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변제 능력이다. 법원은 공매 절차를 진행한 신탁사에게는 책임이 없고 시행사에게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원고들은 건설사를 상대로는 법리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소송을 제기하지도 못했다. 변제할 능력이 없는 시행사를 상대로 승소해봤자 돈을 돌려받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정성엽 빌리브헤리티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판결을 통해 분양대금을 환불받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법적 절차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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