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와 일론 머스크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각자 다른 방식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오랜 경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두 사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 지지하며 당선에 기여한 머스크는 차기 행정부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정부 효율성 부서의 수장으로 임명되며 기술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를 개선하고, 이는 테슬라를 비롯한 그가 운영하는 기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는 이번 선거 기간에 민주당에 더 많은 정치 자금을 지원하면서 트럼프 당선으로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커버그는 전후로 트럼프와 통화하고 최근엔 회동을 하는 등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사업확장도 속도전
일론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입지를 공고히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공개된 전날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플로리다주 저택) 만찬 영상에 따르면 머스크는 헤드테이블의 트럼프 당선인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또 다른 옆자리에는 막내아들 배런, 배런의 옆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각각 앉았다. 머스크가 멜라니아 여사보다 트럼프와 더 가까운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인을 지원해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는 대선 이후 정권인수팀 캠프가 차려진 마러라고에 상주허며 가족 대접을 받고 있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신설될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일부 국가 정상과 전화통화를 할 때도 배석하는 등 벌써부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사업 확장에도 탄력이 붙었다. 머스크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대규모 투자 유치(펀딩)에 나서 추가 자금으로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고, 챗GPT와 같은 일반인 대상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오픈AI를 따라잡기 위해 작년 7월에 설립한 xAI를 이제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AI 회사로 만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머스크 측은 후발 주자인 xAI의 강점 중 하나로 xAI 모델을 학습시키는데 사용되는 엑스와 테슬라의 독점 데이터를 내세우고 있다. 또 이번 펀딩을 통해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데이터센터 용량을 두 배로 늘리는 데 사용할 것이며 내년에 더 많은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머스크의 영향력 확대가 기업 가치 상승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AI와 자율주행 기회가 테슬라에만 1조달러의 가치를 부여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트럼프 백악관 아래에서 이런 핵심적인 주도권은 패스트 트랙을 탈 것"이라고 했다.
◆ 저커버그 불편한 관계 개선?
마크 저커버그는 최근 수년간 불편한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는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저커버그가 전날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을 위해 지난 26일 플로리다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면담은 원만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넸고, 트럼프 당선인도 화답했다.
이른 오후에 시작된 두 사람의 면담은 트럼프 리조트에서의 저녁 식사로 이어졌다.
메타는 성명을 내고 이날 면담에 대해 "미국의 기술 혁신을 위해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메타는 트럼프 당선인의 저녁 식사 초대와 차기 행정부에서 일할 측근 인사들과의 교류를 언급한 뒤 "저커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가 트럼프 당선인과의 면담을 위해 플로리다까지 간 것은 순탄치 않은 두 사람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0년 대선 당시 저커버그가 자신의 낙선을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는 '교도소에서 여생을 보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할 정도로 저커버그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공화당 내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도 저커버그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공화당 성향의 사용자나 게시물에 대해 불공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화당은 과거 저커버그가 선거 관련 비영리 단체에 거액을 기부한 것도 '민주당을 돕기 위한 불공정 행위'라는 시각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커버그는 대선을 앞두고도 트럼프 당선인과 최소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관계 개선에 공을 들였다. 암살 시도 사건 이후에는 "트럼프를 기도하겠다"라는 위로 인사까지 건넸다는 후문이다.
한편 저커버그는 '퍼스트 버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도 불편한 관계다. 메타가 지난해 엑스(X·옛 트위터)를 겨냥해 SNS 서비스 '스레드'를 출시하자 두 사람은 설전 끝에 격투기 대결까지 예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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