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한 스푼의 무게〉
빈 가지에 참새 떼가 우르르 날아듭니다
여전히 빈 가지입니다 참새 떼를 어디다
숨겼는지 나무는 흔들리지 않고 고요합니다
들여놓은 공중의 틈을 조심스레 벌리면
거기, 세상을 들어 올리는 작은 새
쌀 한 스푼의 무게가 나뭇잎 진 자리를 누르고
있습니다 지혈을 하 듯 꼭 누르고 있습니다
위잉 울던 바람도 내 안의 상처도 잠잠해집니다

<시작 노트>
한 줄기 바람에도 나무는 떨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나뭇잎 떨어진 자리가 쓰라렸던 것이다. 그토록 많은 상처의 안부를 매일 날아 와 묻던 작은 새, 쌀 한 스푼의 관심이 먼 훗날 잎을 매달고 꽃을 피울 것이다. 온전한 사랑은 작은 힘만으로도 기적을 일으키기에 충분함으로 세상은 작고 여린 것의 보살핌으로 오늘도 충만하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