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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꿈꾸는 시] 김민정 '윤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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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국여성문학상 대상, 경주문학상 수상

김민정 시인의
김민정 시인의 '윤시월' 관련 이미지

〈시월〉

파묘!

세 번 외치며

봉분 정수리에 삽의 정수리가 깊게 박혔다

무덤가 나지막한

소나무 그늘에서 노랑나비 두 마리

날아올랐다

칠성판 흰 그늘 위에서

오래된 놀이 퍼즐 맞추기를 하는

아비였던,

어미였던,

우주의 혀가 뽀얗게 살을 발라낸 적멸의

말씀들

듣고 있는 나여,

툭 툭 끊긴

발가락이었던 마지막 퍼즐 한 조각

집어 든

우주의 긴 손가락 도깨비바늘

내 긴 치맛단을 잡아당겨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시접으로 감아 눈부시게

공글리고 있는,

김민정 시인
김민정 시인

<시작 노트>

눈을 감으면 귀가 열리고, 귀가 열리면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면 눈이 열린다는데...... 달과 해가 잠시 내어준 윤시월 짙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노랑나비 두 마리. 일순, 어두운 내 눈을 스쳐 간 영원이었습니다. 긴 치맛단을 바느질하며 집에까지 따라온 도깨비바늘, 대대손손 영원히 가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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