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파묘!
세 번 외치며
봉분 정수리에 삽의 정수리가 깊게 박혔다
무덤가 나지막한
소나무 그늘에서 노랑나비 두 마리
날아올랐다
칠성판 흰 그늘 위에서
오래된 놀이 퍼즐 맞추기를 하는
아비였던,
어미였던,
우주의 혀가 뽀얗게 살을 발라낸 적멸의
말씀들
듣고 있는 나여,
툭 툭 끊긴
발가락이었던 마지막 퍼즐 한 조각
집어 든
우주의 긴 손가락 도깨비바늘
내 긴 치맛단을 잡아당겨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 시접으로 감아 눈부시게
공글리고 있는,
<시작 노트>
눈을 감으면 귀가 열리고, 귀가 열리면 고요해지고, 고요해지면 눈이 열린다는데...... 달과 해가 잠시 내어준 윤시월 짙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노랑나비 두 마리. 일순, 어두운 내 눈을 스쳐 간 영원이었습니다. 긴 치맛단을 바느질하며 집에까지 따라온 도깨비바늘, 대대손손 영원히 가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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