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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이통원] 고등학교 없는 대구혁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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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원 경제부 기자
이통원 경제부 기자

조성 10년이 지난 대구혁신도시를 상공에서 바라보면 여전히 곳곳에 빈 부지를 볼 수 있다. 마치 쥐가 치즈를 파 먹은 것처럼 보인다. 아직도 용도에 따른 시설이 들어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혁신도시는 목표 정주 인구 2만2천 명은커녕 1만7천 명 벽마저 깨졌다. 이처럼 인구가 빠져나가는 도시로 전락한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고등학교 개발 계획, 각종 공공기관 등의 사업 실패 같은 것들이 주범으로 꼽힌다.

대구혁신도시는 지난 2014년 조성되면서 인구가 크게 늘자 학교 신설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대구는 학구열이 워낙 높은 도시다. 인근 수성구는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며 수많은 학원가와 상권을 형성하고 있어 대구혁신도시도 기대가 컸었다. 공공기관 우수한 인재들이 자녀들과 함께 혁신도시로 이전해 온다면 지역 발전에 새로운 축으로 떠오를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조성 10년이 지난 현재 고등학교 하나 없는 지역으로 낙인이 찍힌 도시로 전락했다. 고등학교가 없다 보니 혁신도시에는 고등학생이 참 없다. 실제로 올해 1월 말 혁신도시의 초등학생(8~13세) 학년별 평균 인원(264.8명) 대비 고등학생 학년별 평균 인원(101.3명) 비율은 38.25%에 불과하다. 10명 중 6명 이상은 대구혁신도시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구혁신도시를 떠나는 셈이다. 그나마 대구일과학고 학생(218명)들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대부분 전입 신고를 하지 않는다. 중학생도 학년별 평균 학생 수가 154명에 불과하다. 혁신도시 탈출은 중학생 때부터 시작되는 셈이다.

고등학교 부재는 식당가나 카페에 모인 학부모들의 빠지지 않는 이야깃거리다. 대부분 중학교 때 대구혁신도시를 떠날지, 고등학교 진학 때 떠날지 고민하는 학부모들이다. 이전 공공기관 직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고민을 안고 있다. 최근 만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학교가 없으니 직원들 자녀가 중학생만 되면 대부분이 인근 수성구 등으로 떠나려고 집부터 알아본다"며 "학교만 있었더라면 직장 인근에서 다니지 왜 이사까지 가겠나"고 털어놓기도 했다.

대구혁신도시 우체국 건립 공사도 10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 '우체국 건립 예정 부지' 팻말만 허수아비처럼 이곳을 지키고 있다. 2021년 설립 계획을 발표한 한국가스공사와 대구시가 추진하던 'K-R&D 캠퍼스'도 사업이 예산 문제로 무산되면서 본사 앞 부지가 개발되지 않고 빈터로 남아 있다. 혁신도시 내 서편 주거 단지와 인접한 대형병원 건설 공사도 각종 문제로 인해 현재 펜스로 굳게 닫혀 있어 지역 발전을 저해하는 실정이다.

대구시가 대구복합문화센터와 빙상장, 제2수목원 조성 등 대구혁신도시 발전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어 최근에는 정주 여건이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구한의대병원과 대구도시철도역 등도 정주 여건 향상에 한몫한다는 의견도 늘어나고 있다.

인구 유입과 정주 여건 개선, 상권 부활 등 대구혁신도시 발전을 위해선 용도를 지정해 둔 부지 개발이 최우선 과제다. 지역 곳곳이 쥐가 파 먹은 것처럼 더 이상 흉해지지 않도록 관련 기관들이 해결책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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