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숲속에서〉
봄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꽃 피우는
봄이 되는 것
봄날이 사람들 사이 화안한 빛 찾아주려면
잔뿌리 굵게 키워
숨결 가쁘게 물 자아올려야 한다
밤낮 물레를 돌려 흙으로 빚은
봄바람이
연분홍 치맛자락 사알살 일렁여서
홍매 향 뿜어내는
달항아리 속 햇살 조각을 찾아내도록
뒤란에 숨긴 풋정이 이제라도
연둣빛 새싹 키우도록
<시작 노트>
어둠 속에서 가만히 앉아 꿈이 이루어지길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봄이 되려고, 맨손으로 땅을 파면서 뿌리를 내리려 안간힘 쓰는, 간절하면서 처절한 순간이 더 짜릿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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