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
남편 자식이랑
근동의 피붙이들
일찌감치 죄다 앞세우고
외홀로 지내던
옆집 할머니
이른 봄날 아침
이승 뜨시자
여태 기다렸다는 듯
빈 마당 가득
상복 차림 조문 행렬
노랗게 줄을 지었다
황매화 만발이다
<시작 노트>
소도시 근교에 여러 해 전에 마련한 주말주택, 옆집에 팔순 할머님이 홀로 사셨다. 고관절 물렁뼈가 오래전 몸을 떠나 앉음새로 바닥을 긁으며 움직였다. 주말이면 사립에다 귀 한 짝 내다 걸고서 문밖 인기척을 확인하시곤, 그 앉은뱅이 걸음으로 천릿길 진배없을 내 집으로 매번 건너오셨다. 한 주간 스스로는 해결 못한, 나로서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자잘한 일거리를 청하기 위해. 그 몸으로 손수 키운 마당 텃밭 이런저런 푸성귀를 검정 비닐봉지에 담아 끌고서. 어느 이른 아침 그 할머님 이승을 뜨셨다. 조문객은 노란 울음 짓던 황매화 뿐. 꽃피어 꽃향기 지천이어도 꽃피어서 더 가슴 먹먹한 봄날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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